Patrimoine poru TOUS - 모두를 위한 문화유산

문화재보존 4

청와대는 루브르 박물관이 될 수 있을까? - 문화유산 보존의 관점에서 본 청와대 개방의 의미(feat. 프랑스혁명)

프랑스의 청와대인 엘리제궁 방문기를 쓰고 난 다음 날, 소원했던 대로 청와대 관람 당첨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여유롭게 방문할 수 있다는 걸 알았지만 나름 치열했던 경쟁률을 뚫고 당첨된 그 기운을 받고자 5월의 어느 날 사람이 엄청나게 많던 청와대를 방문하게 되었다(실제로 경쟁률이 치열했던 모양인지 당첨이 안 된 줄 알고 한 번 더 신청했었는데 두 번째는 당첨되지 않았다). 대통령 취임 날짜에 급하게 개방을 맞춰서인지 당시에는 건물 내부는 관람할 수 없었는데, 건물 내부도 개방한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한번 갔다 왔다. 이제는 예약제라 당첨제보다는 훨씬 여유롭게! 아, 그런데 내가 너무 늦게 도착해서 모든 건물의 내부를 다 둘러볼 수 없었다. 결국 다시 한번 더 가는 거로. 그때는 이렇게 ..

근대 건축에 관한 이야기를 쓰고 싶다 - 대전 01

'근대 건축에 관한 이야기를 쓰고 싶다.' 건축에 대한 글은 항상 쓰고 싶었지만 사실 엄두가 나지 않았다. 건축학 전공도 아니고 시중에 근대 건축에 관한 책은 이미 많이 나왔으니 어떻게 쓰면 좋을까, 결국 보존에 대한 불만만 쏟아내지 않을까 고민만 하던 중에 문득 떠오른 말이었다. 계기가 되어준 건 얼마 전 대전에 갔을 때였다. 출장 차 대전에 자주 갔었는데 그때는 아무 생각 없이 지나쳤던 건물들이 알고 보니 근대 문화재였던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눈을 크게 뜨지 않았으면 몰랐을 건물들이 아까워서, 나 스스로 아카이빙을 한다는 느낌으로 기록해 보기로 했다. 그래서 굳이 근대 건축물을 보러 찾아갔던 인천도 아니고, 오며 가며 무수히 근대 건축을 자주 만날 수 있는 서울도 아닌 대전에 가서 글을 쓰겠다는 ..

노트르담 화재 단상(斷想), 2년의 기록 - 화재부터 복원까지

이전에 작성했던 노트르담 단상1~4를 한 글로 재구성해보았습니다. #1. 화재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노트르담 성당 화재에 대한 나의 기억은 RER에서 시작한다. 파리 근교 Parc des Sceaux 역에서부터. 벚꽃이 절정이었던 2019년 4월 15일, 파리에서 벚꽃이 가장 아름답기로 소문난 Parc des Sceaux를 찾았다. 지하철을 타고 RER B선으로 갈아타고 또 공원까지 걸어가야 하는 귀찮음이 있지만 언제 또 벚꽃이 떨어질지 몰라 그 귀찮음을 이겨내고서라도 갈 만한 가치가 있는 정말 아름답고 멋진 곳이다. 파리와 파리 근교를 통틀어 최고의 벚꽃 명소! 어쩌면 여기가 천국 맛보기일지도 모를,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평화로운 봄날 오후였다. 하지만 그 평화도 잠시, 파리 노트르담 성당에서 불이..

노트르담 단상 斷想 4 - 노트르담의 미래, 어떻게 복원할 것인가?

지난 3편까지는 2019년의 이야기였고 드디어 2020년으로 넘어간다. 노트르담은 어떻게 복원될 것인가? 최근에서야 화재 직전의 모습인 비올레르뒥의 모델을 따라 복원하기로 결정되었지만 2년이란 시간 동안 아마 노트르담 최고의 논쟁거리라 함은 바로 어떻게 복원할 것인가?라는 문제였을 것이다. 주 쟁점은 현대식으로 아예 새롭게 지어야 한다. 꼭대기에 정원을 짓거나 (?) 수영장을 만들거나(-_-?) 온실을 만들거나 (-_-;) 등등 vs 원형 그대로, 우리가 원래 알던 첨탑의 모습 그대로 복원해야 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 원형 그대로 복원이라는 말을 많이 쓰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그것도 원형은 아니다. 노트르담 단상 2라는 글에서 말한 것처럼 프랑스혁명 당시 노트르담은 고난을 당했고 그 뒷수습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