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trimoine poru TOUS - 모두를 위한 문화유산

프랑스문화유산 27

역사의 그날 - 유럽이라는 공동의 유산, 유럽 문화유산의 날

제가 처음 문화유산이라는 분야에 진지하게 관심을 갖게 된 건, 대학 다닐 때 '현대 유럽의 사회와 문화'라는 수업을 듣고 나서부터 였습니다. 지금은 타 학교 불문과 교수로 재직 중인 선생님께서는 유럽연합과 프랑스 문화 정책에 관심이 많으셨고, 특히 유럽연합 문화정책 수립 과정에서 프랑스의 역할을 강조하시던 분이었는데 그때 그 수업에서 유럽연합의 문화정책을 처음 접하게 되고 난 뒤부터 저는 이 분야에서 헤어 나올 수가 없을 정도로 이 분야와 사랑에 빠졌습니다... 그 영향 덕분일까요. 유럽연합 문화정책 수립 과정에서 프랑스의 역할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이 유럽 문화유산의 날을 유독 제가 더 사랑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지금으로부터 36년 전인 1985년 10월 3일, 스페인의 그라나다에서 문화유산의..

역사의 그날 - 역사적 기념물의 개방일, 모두에게 열려 있는 문화유산의 시작

지금으로부터 37년 전인 1984년 9월 23일은 '역사적 기념물의 개방일(Jornée portes ouvertes dans les monuments historiques)'이 제정된 날입니다. 학기가 막 시작되는 9월의 세 번째 일요일에 프랑스 사람들은 이날 하루 동안 전국에 잘 보존되어 있는 기념물을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국가 소유는 물론이고, 기념물의 개인 소유주까지 참가하게 된 이 이니셔티브는 당시 프랑스 문화부 장관인 자크 랑(Jack Lang)의 아이디어였습니다. 1959년 2월 3일 드골 장군이 창설한 문화부는 당시 25년째가 되었습니다. 이 '개방일'은 문화를 민주화하고 프랑스를 국제적으로 홍보하는 문화부 정책의 일부였습니다. '우리의 유산에 생기를 불어넣자'라는 이 말은 '새로운 유산 ..

랜선으로 만나는 유럽 문화유산의 날 - 특이한 문화유산을 찾아서

문화유산이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가장 먼저 고성, 박물관, 선사시대 유적지, 영주의 저택 등이 생각날텐데요. 이러한 상징적인 장소는 일반적으로 유산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릴 장소입니다. 하지만 유산은 이러한 전형적인 장소뿐만 아니라, 잘 알려지지 않은 특이한 장소로 가득합니다. 유럽 문화유산의 날은 이렇게 숨겨진 특별한 유산을 찾아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파리 Dumesnil 맥주 양조장 지하실 Dumesnil 맥주 양조장은 1840년 파리 13구의 옛 Brasserie du Marché aux Chevaux 부지에 설립되었습니다. 1872년 설립자 Georges Dumesnil은 파스퇴르(Pasteur)와 협력하여 최초의 저온 살균 맥주를 개발했습니다. 성공을 거듭한 양조장은 14..

2021년 유럽 문화유산의 날은, 모두를 위한 문화유산

요새 정신이 정말 없었던 것에 대한 증거... 제가 제일 좋아하는 유럽 문화유산의 날이 이번 주라는 것을 잊어버릴 정도였네요... 전해야 할 소식이 많지만.. 꼭 유럽 문화유산의 날 되기 전에만 소식을 전하라는 법은 없으니 부지런히 업데이트 해 보겠습니다. 2021년 유럽 문화유산의 날의 테마는 바로 모두를 위한 문화유산, 함께 유산에 생명을 불어넣자 입니다. 모두를 위한 문화유산이야말로, 유럽 문화유산의 날의 정신을 잘 반영하는 테마라고 생각합니다. 남녀노소, 내외국인을 불문하고 누구나 평소에는 갈 수 없었던 문화유산을 방문하고 또 즐길 수 있으니까요. 특별히 올해는 유럽연합 이사회가 정한 2021년 유럽 철도의 해를 맞아, 프랑스 철도 역사를 증언하는 철도 유산이 부각된다고 하니, 작년에 제가 쓴 유..

몽생미셸은... 수도원인가요?

최근 프랑스 문화부 장관은 공공 산업 및 상업 시설(EPIC)이 된 몽생미셸을 방문했습니다. 여러분은 몽생미셸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성 미셸(미카엘)의 산'이라는 뜻의 몽생미셸은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는 프랑스의 문화유산입니다. 프랑스 노르망디 해안에 위치한 섬으로 간조기에는 육지가 드러나 도보로 접근 가능하고 만조기에는 바닷속의 섬이 되는 독특한 구조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죠. 지금은 도로가 건설되어 언제든 접근할 수 있지만요. 몽생미셸 하면 대표적으로 높게 솟아 있는 수도원을 생각할 수 있는데, 사실 몽생미셸은 61개의 역사적 기념물로 구성된 매우 특별한 곳입니다. 그중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이 바로 1874년에 역사적 기념물로 지정된, 몽생미셸을 대표하는 그 유명한 고딕 수도원인 것..

어린이를 위한 문화유산 교육 : 시詩에 빠진 문화유산

유럽 문화유산의 날은 남녀노소, 프랑스인이나 외국인이나 문화유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축제입니다. 평소에 방문할 수 없었던 곳을 직접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운데, 그곳에서는 아뜰리에, 공연, 가이드, 특별전... 등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립니다. 그럼에도 유난히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더욱 돋보이는데요, 그것은 아마도 그들이 미래의 문화유산을 짊어지고 갈 수호자이기 때문이겠죠. 일드프랑스의 DRAC에서는 올 유럽 문화유산의 날을 맞이하여 어린이를 위한 문화유산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바로 일드프랑스 지역의 문화유산에 관한 시를 짓는 시 경연대회입니다. 문화유산과 시라니, 언뜻 보면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 보이는데요. 이 대회는 벌써 6회째를 맞고..

2024년 파리 올림픽, 보기만 해도 가슴이 두근두근

2020년 도쿄 올림픽 폐막 이후 2024년 파리 올림픽이 가장 핫한 이슈가 되었다. 왜냐? 너무 아름다워서 파리시 홈페이지에 있는 사진이다. 보기만 해도 가슴이 두근두근 거린다. 이번 2024년 파리 올림픽은 1924년 파리 올림픽 이후 100년 만에 파리에서 다시 열리는 올림픽이다. 그만큼 프랑스에서는 어느 때보다 힘주어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2024년 파리 올림픽의 주요 3가지 테마는 다음과 같다. 기존 인프라 또는 임시 인프라를 95% 사용 센 생 드니(Seine-Saint-Denis)에 위치한 선수촌 주변 10km 반경 내에서 30개의 종목을 개최 선수의 85%는 자신의 경기가 열리는 경기 장소 30분 이내의 거리에 위치 '기존 인프라 또는 임시 인프라를 사용한다' 이 말이 아주 대박이다. ..

유네스코 부자 나라 프랑스, 세계 유산이 또 추가되다

프랑스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부자 나라입니다. 오래된 역사를 가진 풍부한 문화유산을 가진 나라답게,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많을 수 밖에 없죠. 이런 부자 나라 프랑스에, 세계유산이 무려 2곳이나 추가되었습니다.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코르두앙 등대(le Phare de Cordouan)와 유럽온천마을(Les grandes villes d'eau d'Europe)입니다. 코르두앙 등대는 대서양과 지롱드 강 어귀의 경계에 위치해 있습니다. 16세기부터 보르도와 세계를 오가는 선박의 등대로 사용되었습니다. 1611년 공식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이 등대는 4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어귀 입구에서 선원들을 위해 길을 밝혀주었습니다. 이것은 열악한 해양 환경에서 최고의 예술적 야망을 지닌 건물을 세운 사람들의 독창성을..

노트르담 단상 斷想 3 - 복원을 방해하는 그대 이름은.. 납납납

그날이 지나고 몇 달 후 오늘처럼 엄청나게 더운 여름의 어느 날. 새파랗게 파란 하늘과 무지하게 더운 날씨가 기억에 남는 그런 날이었다. (물론 그때는 마스크를 안 써서 더워도 쾌적했지만....) 노트르담 화재 이후 발견된 충격적인 사실. 성당 골조에 사용되었던 납이 전부 녹아내려 그 일대는 물론 수백 미터 떨어진 곳까지 공기 중으로 퍼지게 된 것. 이와 관련된 인터뷰를 한 사람은 환경보호단체 로뱅 데 부아(로빈 후드)의 협회장이자 대변인인 자키 본맹(Jacky Bonnemains)이었다. 프랑스에서는 협회나 단체를 세워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래서일까 별의별 협회, 단체들이 정말 많은데... 이분과의 인터뷰 통역은 환경 운동가이자 대변인, 가뜩이나 말하기 좋아하는 프랑스 인의 기..

파리 거리 이름에 숨겨진 비밀

계획도시 파리는 길 찾기가 매우 쉬운 곳이다. 한국도 도로명 주소로 바뀐 지 벌써 10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까지도 도로명 주소로 길을 찾는 건 꽤 어려운 일인데 파리는 지도만 있으면 길을 찾는 게 어렵지 않다. 스마트폰과 내비게이션이 없을 때에도 지도 한 장 들고서 잘만 걸어 다녔던 파리 시내. 그렇기 때문에 파리 시내는 온종일 걸어 다녀도 지루하지가 않은데 (심지어 재밌다!) 그 이유 중 하나는 파리 시내 거리를 밝히는 거리의 이름들. 지리에 얽힌 유명 인사들의 이름, 건물과 관련된 이름, 특별한 날짜나 장소를 기념하기 위한 이름 등등 왜 이 이름이 여기에 붙었는지 나름 추리해보며 파리 거리 이름만 하루 종일 둘러보아도 꽤나 멋진 여행 코스가 될 정도니까. 파리 거리 이름과 관련된 촬영을 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