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trimoine poru TOUS - 모두를 위한 문화유산

문화유산 21

Francophile는 왜 anti-French가 됐나? - 어느 (구)사대주의자의 고백

"미술 그만둔 거, 하나님 뜻이 아닌 것 같아." 어느 토요일 오후, 남편 친구 결혼식에 갔다가 회사로 가는 길에 갑자기 남편이 나에게 말했다. 응? 그게 무슨 말이지? 느닷없이 하나님이 왜 나와? 대충 무슨 말인지 알 것도 같은데, 난 그걸 하나님 뜻이라고 말한 적이 없는데?!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어떻게 하면 일을 더 해서 돈을 벌까, 무슨 일을 해서 돈을 더 벌까? 이런 고민을 이야기하는 중에 유튜브 예찬론자(?)인 남편은 내가 열심히 만들다 그만둔 미술사 유튜브가 아까워서 계속 꾸준히 하면 좋겠다, 계속하면 언젠가 돈이 될 것이라는 마음에 앞뒤 다 잘라먹고 저렇게 얘기했던 것이다. 유튜브 그만둔 게, 아니 유튜브를 넘어서 내가 전공을 때려치운 게 내가 그걸 하나님 뜻이라고 생각해서 그만둔 ..

스미다 강과 템스 강은 분명 다를 것이다 - 아시아와 유럽의 문화유산 보존 풍경

'도쿄타워'가 보이는 집에 살고 있는 유능한 장난감 기획자 타카리코. 그녀는 짝사랑하는 상대의 집을 보기 위해 매일 2배 이상 걸리는 수상 버스를 타고 출근할 정도로 열성적이다. 하지만 좀처럼 그에게 마음을 밝히지 못하는 주인공... 짝남의 집에서 보이는 '스카이트리'를 사수하는 수상한 일에서부터 시작하여 짝남의 주변에서는 계속해서 의문스러운 일이 일어나고, 그녀는 몰래 사건을 해결하면서 그의 주변을 맴돌 뿐이다. 그러면서 타카라코는 자신의 본심을 알아차리기 시작했고 결국 그들은 런던 템즈강변에서 재회하게 되는데... ​ ​ ​ 짝사랑하는 여성의 섬세한 감정을 세밀하게 표현한 유즈키 아사코의 은 '스미다 강'을 중심으로 한 도쿄를 무대로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스미다 강...' 의도치 않았지만 지난 1주..

음악은 문화유산이 될 수 있을까? - 음악과 건축 유산의 진정성에 대하여

몇 번 얘기한 것처럼 의외로 많은 음악 전공자들이 프랑스로 유학을 떠난다. 그 덕분에 프랑스에서 음대 출신 선후배를 많이 만나 교류할 수 있었다. 평소라면 마주치기 힘들었을 낯선 분야의 전문가와의 만남은 그 자체로 새로운 자극을 주었고 특히 예술가로 살아가는 친구들의 진솔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또한 음악 전공자만이 알 수 있는 파리의 숨겨진 보물 같은 공연을 접하기도 했다. '예술'을 업으로 살아가는 일은 분명 힘들고 고된 길이었다. 하지만 알면서도 결코 포기할 수 없다. 예술가로서의 본능이기도 했고, 또 사명이기도 했다. 파리국립고등음악원(CNSMDP)을 필두로 여러 콩세르바투아(Conservatoire)에 다니며 열심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음악 전공자 친구들이 그것을 몸소 보여주었다. 음대 ..

근대 건축 덕후가 몰랐던 근대 건축 이야기 - <영원한 유산> 속 벽수산장

서양 건축 덕후는 한국의 서양 건축을 상징하는 근대 건축 덕후이기도 하다. 그리고 한국의 서양식 근대 건축을 말할 때는 필연적으로 일제 강점기 시대, 즉 식민지 건축을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한국 근대 건축에 대한 덕심은 석사 논문 주제의 한 꼭지를 일제 강점기 시대 근대 건축으로 잡게끔 만들었는데 식민지 시대의 건축도 문화유산적 관점으로 보존했으면 좋겠다는 뭐 그런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선 언젠가 또 글을 쓸 기회가 있겠지만, 어쨌든 근대 건축 중에서도 특히나 나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사라진 건물에 대한 이야기이다(이 성향은 파리의 사라진 건축에 대해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한 번 사라지면 원형은 돌이킬 수 없기 때문에! 아마도 이것저것 검색하던 중이었을 것이다. 이라는 신간이 나왔다는 기사를 보게..

랜선으로 만나는 유럽 문화유산의 날 - 특이한 문화유산을 찾아서

문화유산이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가장 먼저 고성, 박물관, 선사시대 유적지, 영주의 저택 등이 생각날텐데요. 이러한 상징적인 장소는 일반적으로 유산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릴 장소입니다. 하지만 유산은 이러한 전형적인 장소뿐만 아니라, 잘 알려지지 않은 특이한 장소로 가득합니다. 유럽 문화유산의 날은 이렇게 숨겨진 특별한 유산을 찾아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파리 Dumesnil 맥주 양조장 지하실 Dumesnil 맥주 양조장은 1840년 파리 13구의 옛 Brasserie du Marché aux Chevaux 부지에 설립되었습니다. 1872년 설립자 Georges Dumesnil은 파스퇴르(Pasteur)와 협력하여 최초의 저온 살균 맥주를 개발했습니다. 성공을 거듭한 양조장은 14..

씨름은 남북 최초로 공동 등재된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인가요? feat. 유네스코 촬영

프랑스에서 촬영할 때, 나는 섭외(서치, 연락=메일, 가끔 가다 전화...)와 인터뷰 번역을 맡는다. 통역은 가끔씩 하곤 하는데, 통번역을 같이 (심지어 전부 다 잘하는) 하는 분들도 많지만 나는 번역에 특화되어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통역은 웬만하면 기본적인 거나 내 전공과 관련된 분야 통역을 주로 한다. 요즘은 완전 번역에만 몰두해서 통역할 일이 거의 없다...(불어 다 까먹겠다 ㅠ) 그러다 보니 문득... 통역하던 일들이 생각이 난다. (내가 그랬던 적이 있었나?) 그중 하나를 꼽아보자면 유네스코 촬영-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과장 팀 커티스(Tim Curtis)와의 인터뷰... 2018년 11월에 유네스코 인류 무형화유산에 무형유산 사상 최초로 씨름이 남북 공동으로 등재되었는데 그에 관한 촬영 및 인터..

랜선으로 떠나는 문화유산의 날- 음악, 공연, 그리고 문화유산

2020년 유럽 문화유산의 날은 지난주에 끝이 났습니다. 그러나 랜선으로 떠나는 문화유산의 날은 오늘도 계속됩니다. 우리에겐 내년이 또 있기 때문에! 오늘은 음악과 문화유산에 대한 테마를 소개합니다. 음악과 공연도 무형 문화유산의 일부라고 할 수 있지만 오늘 소개하는 것은 음악 공연이 이루어지는 건축 문화유산입니다. 어떤 것들이 있는지 같이 알아볼까요? Théâtre impérial de Compiègne 콩피에뉴 황실 극장 1866년 나폴레옹 3세가 건축가 가브리엘-오귀스트 안슬레(Gabriel-Auguste Ancelet)에게 콩피에뉴 황실 극장 건축을 맡기게 됩니다. 1870년 프로이센과의 전쟁으로 인해 중단된 건물의 장식의 마무리는 100년이 훌쩍 지난 1987년에야 재개될 수 있었습니다. 이 기..

유럽 문화유산의 날 특집 – 프랑스 인들에게 여전히 인기 있는 문화유산

문화를 즐기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가장 전통적인 박물관, 미술관 방문, 유적지 방문에서부터 굳이 직접 가지 않아도 스마트폰으로 집에서 편하게 즐기는 방법까지! 디지털 기술 사용의 발전과 더불어 올해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디지털을 사용하는 방법은 점점 더 증가하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구하고 프랑스 인들은 여전히 유적지를 직접 방문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각 문화유산에 맞게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행사, 투어 등 그리고 그 자체로 풍부한 프랑스의 문화유산까지. 오늘날에도 문화유산이라는 분야는 여전히 프랑스 인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습니다. 2020년 버전의 “프랑스 인들의 문화 실천”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나온 결과는 50년 동안 이어진 문화유산 분야의 놀라운 안정성을 입증하고 ..

랜선으로 떠나는 유럽 문화유산의 날 – 만화, 문화유산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담다  

드디어 내일로 다가 온 제 37회 유럽 문화유산의 날! 오늘은 젊은 세대에게 문화유산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선을 만들어주는 만화책과 그 작가와의 인터뷰를 다뤄보려 합니다. 인터뷰를 번역하면서 내내 정말 프랑스의 문화적 콘텐츠와 상상력이 너무나 부러웠습니다. 제가 바로 문화유산과 역사에 꽂혀(?) 문화유산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자 매일 이렇게 프랑스의 문화유산을 소개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죠. 역사와 문화유산의 보존의 중요성은 차치하고서라도, 비록 지금 당장은 결과가 나올지 않을지라도 역사와 문화는 오랫동안 쌓여 결국엔 미래 사회를 이끌어 가게 될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 이 바로 그 이유입니다. 오늘 소개할 만화책은 Saint-Chapelle(생트 샤펠)과 그 신비한 건축가를 이야기하고 있는 매혹적인 ..

랜선으로 떠나는 유럽 문화유산의 날 – 문화유산과 교육?

매년 열리는 유럽 문화유산의 날은 매년마다 각기 다른 테마를 가지고 있습니다. 올해 2020년 제37회 유럽 문화유산의 날의 테마는 ‘문화유산과 교육: 평생 배우다!’입니다. 문화유산 전승이라는 의미에서의 교육의 중요성과 교육에서의 문화유산의 본질적 역할의 중요성을 평가할 수 있는 여러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외국어 왕국으로 여행을 떠날 준비가 되었나요? 국립 동양 언어문화 연구소(Institut national des langues et civilisations orientales : Inalco) 는 1795년 설립되었습니다. 이전에는 동양어 전문학교(Ecole speciale des langues orientales)로 불리었던 이곳의 임무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동양 언어를 가르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