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trimoine poru TOUS - 모두를 위한 문화유산

프랑스 13

Francophile는 왜 anti-French가 됐나? - 어느 (구)사대주의자의 고백

"미술 그만둔 거, 하나님 뜻이 아닌 것 같아." 어느 토요일 오후, 남편 친구 결혼식에 갔다가 회사로 가는 길에 갑자기 남편이 나에게 말했다. 응? 그게 무슨 말이지? 느닷없이 하나님이 왜 나와? 대충 무슨 말인지 알 것도 같은데, 난 그걸 하나님 뜻이라고 말한 적이 없는데?!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어떻게 하면 일을 더 해서 돈을 벌까, 무슨 일을 해서 돈을 더 벌까? 이런 고민을 이야기하는 중에 유튜브 예찬론자(?)인 남편은 내가 열심히 만들다 그만둔 미술사 유튜브가 아까워서 계속 꾸준히 하면 좋겠다, 계속하면 언젠가 돈이 될 것이라는 마음에 앞뒤 다 잘라먹고 저렇게 얘기했던 것이다. 유튜브 그만둔 게, 아니 유튜브를 넘어서 내가 전공을 때려치운 게 내가 그걸 하나님 뜻이라고 생각해서 그만둔 ..

파리 쥐와 한국 쥐 - 자유 쥐 vs 노예 쥐?!

쥐를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나는 유독 쥐를 싫어하고 무서워한다. 얼마나 싫어했냐면 - 쥐에 관한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은 순간 잊고 있었던 옛 기억이 떠올랐는데 - 어릴 시절 부산에 살 때, 항구 컨테이너에 짐을 가지러 간 적이 있었다. 뜨문뜨문 기억이 나지만 아마도 풋사과를 가지러 갔던 것 같다(문득 드는 의문, 컨테이너 안에 음식이 있을 수 있을까?). 그때 컨테이너에서 쥐가 돌아다니는 걸 보았고 풋사과와 아무 상관이 없었지만 나는 그곳에서 쥐를 봤다는 이유로 한동안 풋사과를 입에 대지도 않았었다. 또 때는 프랑스로 교환학생 갔던 2008년, 낭트에 놀러 갔을 때 배를 타고 강을 건너는 동안 육지와 강 사이(수평 아니고 수직으로.. 설명할 길이 없네)에 사람은 지나다닐 수 없는 틈이 있었는데..

복원보다 예방이 더 중요한 이유 - 개선문 복원 현장을 가다

며칠 전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날, 뉴스에 나온 도시 전문가는 이런 이야기를 했다. 수해가 나고 복구하는 데 100이 필요하다면, 예방하는 데에는 10이 필요하다고. 그만큼 일이 일어나기 전에 재해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었다. 무엇이나 마찬가지겠지만, 문화재에서도 이 원칙은 아주 잘 들어맞는다. 문화재가 세상에 등장한 이상 세월의 흐름에 따라 손실은 불가피한 일이다. 따라서 최대한 문화재가 원래 가진 형태나 특성을 유지하여 후대에 물려주는 것이 중요한데, 이러한 행위를 하는 모든 조치를 보존(conservation)이라고 한다. 보존에는 여러 단계가 있는데 크게 보면 예방 보존(conservation préventive), 그리고 복원(restauration)이 있다. 예방 보존은 말 그대로 ..

파리에 가고 싶을 땐, 이곳에 가보세요 01

- 19세기 파리에서 시작된 백화점의 역사와 얼마 전, 파리를 가장 가깝게 느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다. 그중 클래식한 수단으로 '책에서 만나는 파리'를 소개했었는데, 사실 내가 말하고 싶은 답은 따로 있었다. 파리를 직접 갈 방법이 마땅찮다면 영상이나 책 말고도 한국에서 오감으로 파리를 느낄 수 있는 길이 있을까? 서래마을? 쁘띠 프랑스? 목동의 파리 공원? 이것들도 괜찮은 답이 될 수 있겠지만 내가 말하고 싶었던 답안은 바로....... '백화점'이다. 문학에서 만나는 파리, 에밀 졸라의 ↴ ↴ ↴ https://rapha-archives.tistory.com/130 에밀 졸라의 에서 만난 19세기 파리건축보존 - 문학과 미술, 그리고 문화유산과의 관계 파리를 가장 가깝게 느낄 수 ..

'자살당한 프랑스'는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 프랑스(와 한국)의 대선을 앞두고..

오랜만에 프랑스 꿈을 꾸었다. 대선을 앞두고 있는 프랑스 유세현장. 거기에는 마크롱 대통령과 르펜, 각 당의 관계자, 지지자, 그리고 웬일인지 한국인들도 앉아 있었다. 마치 대통령 취임행사처럼 의자가 끝없이 펼쳐져 있었고 사람들은 조용히 앉아 있었다. 역시 꿈이라 앞뒤 맥락이 없었던 걸까. 유세현장이라고 했는데 이미 마크롱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다고 했다는 게 아닌가. 그리고 이제부터가 꿈의 하이라이트. 마린 르펜이 일어나 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들 옆으로 지나갔다. 한 명 한 명씩 훑어보던 르펜은 한국인들만 보이면 그들에게 욕을 했다. 쓰레기 같은 예술가들(왜 하필 예술가였는지), 너네 나라로 꺼져라. 내 앞에 시동생인지, 남편인지 아무튼 나의 가족이라는 사람이 앉아 있었고 르펜은 우리 쪽으로 다가오고 ..

프랑스의 égoïsme이 그리워지는 시간 -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자유

12월도 어느새 3분의 2가 지나갔고 2022년이 가까워 오고 있다. 12월 말까지 마감이라 바빠서 정말로 글을 쓸 시간이 없었지만, 사실 아무것도 쓸 수가 없었다. 쓰려고 계획해 놓은 것들은 많았는데 마지막 글을 쓰고 20일도 안 되는 시간 동안 너무나 많은 변화가 있었다. 단어 그대로 내 삶의 bouleversement(대혼란, 급변, 전복... 등). 여기에 모든 것을 다 쓸 수 없겠지만 쓸 수 있는 한 최대한 써보려고 한다. 힘을 빼지 않으면 결국 아무것도 필요 없다는 허무주의와 비관론적 결론밖에 쓸 수 없을 테니. 벌써 몇 달 전이 되었는데, 오랜만에 프랑스 친구를 만났다. 이제는 위치가 바뀌었지만 외국인으로서 타지에 사는 고달픔에서부터, 내가 왜 프랑스에 가고 싶었는지 지금은 프랑스를 어떻게 ..

파리에서는 누구나 꿈을 펼칠 수 있다. 단, ...

흑인 여성 최초로 팡테옹에 안장된 조제핀 베이커 이야기 파리 13구에는 어느 한 수영장이 있다. 구마다 하나 이상의 수영장이 있는 생활체육의 도시 파리에서 하나의 수영장을 굳이 콕 집어 이야기할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이곳은 정말 특별하다. 왜냐하면 센 강에 위치한(센 강변이 아닌 '센 강'에 위치한), 아니 센 강에 떠있는 수영장이기 때문이다. 특히 야경이 환상적인데 밤에 이곳에서 수영을 하면 바또 무슈를 타는 것 같기도 하고 진짜 센 강에서 수영하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3개월짜리 시립 수영장 패스를 끊으면 파리 시내의 시립 수영장 어디서든 수영할 수 있는데 이 수영장은 너무나도 인기가 좋은 나머지 특별 대우라 요금을 따로 지불해야 한다. 단연코 내가 뽑은 파리 최고의 수영장. 그리고 이곳의 이름은 ..

에펠탑을 물들인 7가지 빛깔 1

에펠탑은 원래 빨간색이었다?! https://youtu.be/lT7KHNpsSf8 1889년 완공된 이래로 132년을 맞이한 에펠탑. 우리가 알고 있는 모습은 황금빛에 가까운 노란 조명을 받은 밤의 에펠탑, 철의 속성을 잘 살리고 있는 낮의 에펠탑입니다. 그리고 혁명 기념일이나 월드컵과 같이 프랑스 또는 전 세계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행사에 따라 에펠탑의 색깔은 각양각색으로 변합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132년이라는 에펠탑 역사 속에 큰 페이지를 장식했던 7가지의 빛깔이 있었습니다. 도도한 철의 여인의 매력과 명성을 만든 이 7가지 빛깔은 무엇이었을까요? #1. 1887-1888년 : 베니션 레드(Venetian red)로 무도회의 막이 오르다. 1887년-1888년의 건설 기간 동안, 귀스타브 에펠은 ..

프랑스 지하철에서 노래하는 거리의 악사

내가 발굴한(?) 주제가 TV에 방송이 되어 나가는 건 생각보다 훨씬 재밌는 일이다. 프랑스를 좋아하고 불어를 전공한 덕분에 남들보다 프랑스에 대해 더 많이 아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아니, 학비가 아깝지 않으려면 그래야만 했다. ㅎㅎ 어쨌든 그런 이유 때문인지 모두가 당연히 알고 있어서 특별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것도 그중 하나였는데, 바로 프랑스 지하철에서(지하철 안 말고)는 아무나 노래할 수 없다는 사실 무슨 말인고 하니, 프랑스 지하철 역사 안에서 노래하는 이들은 무려 7대 1의 오디션을 통과한 뮤지션이라는 것이다.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배고픈 하이에나처럼 눈에 불을 켜고 주제를 찾아 돌아다니던 그때, 수없이 자주 지나다니던 파리 지하철 한 켠에 배지를 달고 노래하..

앙드레 말로까진 바라지도 않는다

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10&oid=081&aid=0003164962 [데스크 시각] 앙드레 말로까진 바라지도 않는다/최여경 문화부장 프랑스 파리에 들어가려면 보통 샤를 드골 공항을 거친다. 공항 이름으로 익숙한 샤를 드골은 1·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군사 지도자이자 강력한 권력을 행사한 대통령(1959~1969)이다. 프랑스에선 news.naver.com 프랑스 문화부 장관은 왜 약대 출신인가 를 뒷받침해주는. rapha-archives.tistory.com/20 프랑스 문화부 장관은 왜 약대 출신일까? 2020년 9월 현재 프랑스 문화부 장관은 로즐린 바슐로(Roselyne Bachelot-Narquin)입니다. 전임 프랑크 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