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trimoine poru TOUS - 모두를 위한 문화유산

프랑스어번역 8

10년이면 강산도 변하는 외국어 공부의 역사 3 - 불문과의 추억

불문과에는 약 3가지 학생 유형이 있었다. 1. 외고 프랑스어, 제2외국어 프랑스어, 프랑스어권 재외국민 전형 출신들 프랑스어를 좋아해서 오거나, 프랑스어가 익숙해서 오거나 아니면 진짜 잘해서 2. 당시 우리는 인문계열로 학생을 뽑았고, 2학년 때부터 과를 선택할 수 있었는데 문과대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과는 영문, 심리, 국문 등으로 인기 학과를 가지 못해서 차선책으로 불문과에 온 학생들 또는 이와 유사한 유형으로 프랑스어권 재외국민 전형 출신은 아니지만 일본, 스페인어권 출신으로 우리 학교에는 일문과랑 서문과가 없어서 그나마 비슷한(?) 불문과로 온 게 아닐까 생각되는 학생들 3. 나같이 진짜 불문과 오고 싶어서 온 학생들 1번 유형은 3번 유형에 속하기도 한다. 나는 원래 우리 학교 불문과에 가고 싶..

10년이면 강산이 변하는 외국어 공부의 역사 2- 외국어 공부의 왕도는...

보물상자를 여니 보물이 우수수 쏟아져 나왔다. 추억이 우수수 쏟아져 나왔다. 내가 대학 다닐 때가 벌써 10여년 전 일인데 교수님들이 이런 말씀들을 했었다. 인터넷이 발달해서 꼭 프랑스에 가지 않아도 한국에서도 충분히 프랑스어 공부를 할 수 있다고. 하긴 그때 교수님들은 80년대, 늦어도 90년대에 프랑스 유학을 갔던 분들이니 유학 가는 것조차 보통 일이 아닌 때였으니까. 당시 우리가 공부하던 환경이 좋아보였을 것이다. 근데 10년이 지난 지금은 어떤가 인터넷이야 뭐 말할 것도 없고 유튜브에, 앱에, 클릭만 한 번 하면 하루 종일 프랑스어를 듣고 배울 수 있는 환경이다. 한국어와 한국에 관심 있는 외국인들도 엄청 많아졌으니 마음만 먹으면 한국에서 원어민 친구를 사귈 수도 있다. 꼭 현지에 가지 않아도, ..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외국어 공부의 역사 1 - 종이사전의 추억

오래된 보물상자를 연 것 같았다. 그 상자에는 10년, 20년, 30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모든 것들이 전부 다 버릴 것 없는 추억이었는데 가장 먼저 눈길을 끌었던 건 프랑스어 사전들. 그냥 사전도 아닌, 프랑스 갈 때마다 모으던, 또 이탈리아 사이트에서 직접 직구한 사전들 달프 시험에서 유일하게 허용해줬던 (미니) 불불 사전 영어를 바탕으로 프랑스어 공부하겠다고 산 영불 사전 상동의 이유로 구매한 영어로 배우는 프랑스어 교재 학교 다닐 때부터 진짜 유용하게 쓰던 꽁쥬게종(동사변화) 사전 스페인어 배우겠다고 구매한 불서 사전 상동의 이유로(그래도 이탈리아어는 진짜 배움) 이탈리아 사이트에서 어렵게 직구한(직구의 개념이 지금처럼 흔하지 않았을 때...) 불이사전... 하나하나 모으던 시절에는 ..

프랑스어 번역가의 올림픽

2021년 8월, 도쿄올림픽이 한창이다. 이놈의 코로나 때문에 1년이나 연기된 것도 모자라 이놈의 코로나 때문에 올림픽을 봐도 예년처럼 흥이 안 난다. 도대체 언제쯤 종식될 것인가. 그래도 그동안 열심히 땀 흘렸을 선수들을 생각하면서 끝까지 응원해야지. 수영이었나? 무슨 종목이었는지 자세히 기억은 안 나지만 결승전을 보고 있었는데 메달이 결정된 순간이었다. (아마 수영이었던 것 같다) 1등을 한 선수가 수영하던 레인에 OR라는 글자가 떴다. 수영 경기 사진은 못 찾았지만 바로 아래 사진과 같이 OR 오잉? 올림픽 공용어가 프랑스어랑 영어라더니 (심지어 제1공용어라 한다. 영어보다 앞에 온다! 그 이유는 쿠베르탱 남작 때문?) 친절하게 금메달이라고 알려주는 거야? 신기하구먼 몇 번 더 OR라는 글자를 본 ..

MBTI를 해보았다.

한국은 MBTI 열풍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프랑스에서 웹툰을 즐겨봤는데 웹툰을 보면서 제일 놀랐던 건 독자들이 등장인물 MBTI를 궁금해하고 작가들은 등장인물 MBTI 프로필을 만들어 특별편이나 후기로 올려주었던 거 그렇게 말로만 들어본 MBTI.. 난 그런 거 안 해~ 라고 했지만 자가격리 중에 시차 때문에 잠은 안 오고... 할 건 없고 그래서 나도 해보았다. 그놈의 MBTI ㅋㅋ 나의 MBTI는... 두둥. INTJ-T 용의주도한 전략가이자 건축가형 인간 아니 내가 그래서 건축사를 전공한건가? ㅋㅋㅋ (난 완전 문돌이인데...) 결과를 보니 비슷한 점이 은근 있었다. 오잉 이거 잘 맞는데? ㅋㅋㅋ 진짜 소오름 돋게 비슷한 특성들은... (basé sur 나무위키) - 내용의 실존성 · 진실 여..

노트르담 단상 斷想 3 - 복원을 방해하는 그대 이름은.. 납납납

그날이 지나고 몇 달 후 오늘처럼 엄청나게 더운 여름의 어느 날. 새파랗게 파란 하늘과 무지하게 더운 날씨가 기억에 남는 그런 날이었다. (물론 그때는 마스크를 안 써서 더워도 쾌적했지만....) 노트르담 화재 이후 발견된 충격적인 사실. 성당 골조에 사용되었던 납이 전부 녹아내려 그 일대는 물론 수백 미터 떨어진 곳까지 공기 중으로 퍼지게 된 것. 이와 관련된 인터뷰를 한 사람은 환경보호단체 로뱅 데 부아(로빈 후드)의 협회장이자 대변인인 자키 본맹(Jacky Bonnemains)이었다. 프랑스에서는 협회나 단체를 세워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래서일까 별의별 협회, 단체들이 정말 많은데... 이분과의 인터뷰 통역은 환경 운동가이자 대변인, 가뜩이나 말하기 좋아하는 프랑스 인의 기..

프랑스 지하철에서 노래하는 거리의 악사

내가 발굴한(?) 주제가 TV에 방송이 되어 나가는 건 생각보다 훨씬 재밌는 일이다. 프랑스를 좋아하고 불어를 전공한 덕분에 남들보다 프랑스에 대해 더 많이 아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아니, 학비가 아깝지 않으려면 그래야만 했다. ㅎㅎ 어쨌든 그런 이유 때문인지 모두가 당연히 알고 있어서 특별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것도 그중 하나였는데, 바로 프랑스 지하철에서(지하철 안 말고)는 아무나 노래할 수 없다는 사실 무슨 말인고 하니, 프랑스 지하철 역사 안에서 노래하는 이들은 무려 7대 1의 오디션을 통과한 뮤지션이라는 것이다.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배고픈 하이에나처럼 눈에 불을 켜고 주제를 찾아 돌아다니던 그때, 수없이 자주 지나다니던 파리 지하철 한 켠에 배지를 달고 노래하..

씨름은 남북 최초로 공동 등재된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인가요? feat. 유네스코 촬영

프랑스에서 촬영할 때, 나는 섭외(서치, 연락=메일, 가끔 가다 전화...)와 인터뷰 번역을 맡는다. 통역은 가끔씩 하곤 하는데, 통번역을 같이 (심지어 전부 다 잘하는) 하는 분들도 많지만 나는 번역에 특화되어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통역은 웬만하면 기본적인 거나 내 전공과 관련된 분야 통역을 주로 한다. 요즘은 완전 번역에만 몰두해서 통역할 일이 거의 없다...(불어 다 까먹겠다 ㅠ) 그러다 보니 문득... 통역하던 일들이 생각이 난다. (내가 그랬던 적이 있었나?) 그중 하나를 꼽아보자면 유네스코 촬영-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과장 팀 커티스(Tim Curtis)와의 인터뷰... 2018년 11월에 유네스코 인류 무형화유산에 무형유산 사상 최초로 씨름이 남북 공동으로 등재되었는데 그에 관한 촬영 및 인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