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trimoine poru TOUS - 모두를 위한 문화유산

유럽에서 일하기 23

루비콘 강을 아시나요? feat. 이탈리아 출장 속편

얼마 전, '상식논란 최신작'이란 제목의 게시물을 보았다. '루비콘 강을 건너다'는 표현이 상식이다 vs 아니다 이 주제를 가지고 게시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었다. 댓글에서는 '주사위는 던져졌다'는 표현을 더 많이 쓰지 않느냐, 지식이라면 모를까 상식은 아닌 것 같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었다. 이게 상식이다 아니다, 이 말을 하려는 건 아니고 이탈리아 출장 갔을 때가 생각나서 사진 올리면서 추억에나 젖어보려고. (사실은 가고 싶어서) 출장(중 우연히 만난 곰브리치 서양미술사) 시리즈는 ↴ ↴ ↴ https://rapha-archives.tistory.com/48 출장중 우연히 만난 곰브리치 서양미술사 1 - 우연을 가장한 운명적 만남 클림트와 얽힌 라벤나의 이야기 https://youtu.be/4yOlTem..

프리랜서 루틴의 중요성... feat. 루틴이 프랑스어라고?

하루에 글 하나씩 쓰자는 목표로 1달 넘게 달려왔는데 요 며칠간 너무 바빠서 글을 쓸 시간이 없었다. 얼마나 바빴냐면, 주 7일 동안 일해야 하는 건 말할 것도 없고 화 인터뷰 수 회의, 목 출장 갔다가 금 마감이 2개 일요일 내 마감 1개.. 나의 유일한 취미가 웹툰 보기랑 폰 게임하기 인데 매주마다 3-4일 주기로 열리는 게임 챌린지를 못 깰 정도로 바빴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루틴의 중요성을 체감했다. 나는 원래 계획적인 사람이 아니고 아침보다는 저녁형 인간이라서 학교 다닐 때도 낮에는 놀다가 꼭 해가 져야지만 공부했고 그런 습관이 남아 있어서인지 일도 저녁부터 하고는 했다. 그러니까 밤늦게까지 일하고, 또 그럼 늦게 자면 다음날 늦게 일어나고 낮시간을 다 소비하니 시간이 없어서 바쁘다고 하고 그..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것은 김치가 아니고...

유네스코 세계유산 및 인류 무형문화유산 등재에 관심이 많은 한국 한국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는 남북이 공동 등재된 씨름 최근 등재된 연등회를 포함하여 한산 모시짜기 판소리 택견 처용무 줄타기 줄다리기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 제주해녀문화 제주 칠머리당 영등굿 영산재 아리랑 매사냥 대목장 농악 남사당놀이 김장 강릉단오제 강강술래 가곡 이렇게 21개가 있다. https://heritage.unesco.or.kr/category/heritagelist/intangibleheritage-list/%ED%95%9C%EA%B5%AD%EB%AC%B4%ED%98%95%EB%AC%B8%ED%99%94%EC%9C%A0%EC%82%B0/ 한국무형문화유산 – 유네스코와 유산 한국무형문화유산 heritage.unesco...

영국의 대거상에는 한국인, 한국의 박경리 문학상에는 영국인

영국 추리작가협회에서 주관하는 대거상(The Crime Writer Association Dagger)을 수상한 윤고은 작가의 라이브 방송을 보았다. 사실 수상한 지는 벌써 1달이 넘었는데 방금 라방을 보고 이제야 알게 되었다. 대거상은 1955년에 제정된 영어권 대표 추리문학상 중 하나로 매년 총 11개의 부문 상을 시상한다. 그 중 번역 추리소설 부문은 영어로 번역된 외국 추리문학 중 뛰어난 작품에 수여하는 상으로, 윤고은 작가는 해당 부문이 개설된 이후 우리나라 최초의 수상자라고 한다. 시간을 좀 더 거슬러 올라간 2016년 한국 문학계에 또다른 경사가 있었다. 한강 작가가 로 한국인 최초로 맨부커상을 받은 것이다. 영어권에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맨부커상은 노벨 문학상과 프랑스 공쿠르상과 함께 ..

안심할 수 있는 메이드 인 프랑스, 라벨 루즈

이제는 밤공기가 제법 시원해진 여름의 끝자락, 경기도 모 지역에서 시작된 김밥집 집단 식중독 사태가 수그러들 줄 모르고 경기도 전역을 강타하고 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여름 식중독의 주원인은 주로 달걀에서 발생하는 살모넬라 균 때문이라고 한다. 몇 년 전, 유럽에서도 달걀 파동이 있었다. 바로 살충제(피프로닐)에 오염된 달걀이 유럽에 유통된 것이다. 그 난리통에 프랑스 닭 사육 농가를 촬영을 한 적이 있다. 프랑스에는 '빨간 라벨(Rouge Label)'이 있는데, 이는 유사한 다른 일반 제품(농식품) 보다 높은 수준의 품질을 갖고 있음을 인증하는 프랑스 품질 표시이다. 국가에서 부여하며 INAO라는 국립 원산지 및 품질 연구소에서 관리한다. 이 빨간 라벨을 받으려면 닭 사육 공간, 방법, ..

뭐니 뭐니 해도 프랑스 '전통' 바게트가 최고

매년 파리에서는 '파리 최고의 바게트' 상을 시상하여 파리 최고의 제빵사와 바게트를 뽑는다. 무작위로 뽑힌 파리 시민이 심사위원이 되어 파리에서 제일 맛있는 바게트를 심사하게 된다. 최고의 바게트를 심사하는 기준은 5가지로, 다음과 같다. 굽기 맛 빵의 속살 벌집 구멍 그리고 모양 바게트의 규격은 엄격하게 정해져 있다. 길이는 55cm에서 70cm, 무게는 250에서 300g, 소금 함량은 밀가루 1kg당 18g 우연히 Maubert mutalité 역 앞에 있는 빵집에서 빵을 사 먹었는데 그 집에도 이런 빵 콩쿠르(?) 우승 팻말이 붙어있었다. 빵은 진짜 맛있었다. 물론 어느 빵집에서 사 먹어도 정말 맛있지만. 파리뿐 아니라 프랑스 전국 단위로도 바게트 경연대회를 한다. 이름하야 프랑스 최고의 전통 바..

10년이면 강산도 변하는 외국어 공부의 역사 3 - 불문과의 추억

불문과에는 약 3가지 학생 유형이 있었다. 1. 외고 프랑스어, 제2외국어 프랑스어, 프랑스어권 재외국민 전형 출신들 프랑스어를 좋아해서 오거나, 프랑스어가 익숙해서 오거나 아니면 진짜 잘해서 2. 당시 우리는 인문계열로 학생을 뽑았고, 2학년 때부터 과를 선택할 수 있었는데 문과대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과는 영문, 심리, 국문 등으로 인기 학과를 가지 못해서 차선책으로 불문과에 온 학생들 또는 이와 유사한 유형으로 프랑스어권 재외국민 전형 출신은 아니지만 일본, 스페인어권 출신으로 우리 학교에는 일문과랑 서문과가 없어서 그나마 비슷한(?) 불문과로 온 게 아닐까 생각되는 학생들 3. 나같이 진짜 불문과 오고 싶어서 온 학생들 1번 유형은 3번 유형에 속하기도 한다. 나는 원래 우리 학교 불문과에 가고 싶..

10년이면 강산이 변하는 외국어 공부의 역사 2- 외국어 공부의 왕도는...

보물상자를 여니 보물이 우수수 쏟아져 나왔다. 추억이 우수수 쏟아져 나왔다. 내가 대학 다닐 때가 벌써 10여년 전 일인데 교수님들이 이런 말씀들을 했었다. 인터넷이 발달해서 꼭 프랑스에 가지 않아도 한국에서도 충분히 프랑스어 공부를 할 수 있다고. 하긴 그때 교수님들은 80년대, 늦어도 90년대에 프랑스 유학을 갔던 분들이니 유학 가는 것조차 보통 일이 아닌 때였으니까. 당시 우리가 공부하던 환경이 좋아보였을 것이다. 근데 10년이 지난 지금은 어떤가 인터넷이야 뭐 말할 것도 없고 유튜브에, 앱에, 클릭만 한 번 하면 하루 종일 프랑스어를 듣고 배울 수 있는 환경이다. 한국어와 한국에 관심 있는 외국인들도 엄청 많아졌으니 마음만 먹으면 한국에서 원어민 친구를 사귈 수도 있다. 꼭 현지에 가지 않아도, ..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외국어 공부의 역사 1 - 종이사전의 추억

오래된 보물상자를 연 것 같았다. 그 상자에는 10년, 20년, 30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모든 것들이 전부 다 버릴 것 없는 추억이었는데 가장 먼저 눈길을 끌었던 건 프랑스어 사전들. 그냥 사전도 아닌, 프랑스 갈 때마다 모으던, 또 이탈리아 사이트에서 직접 직구한 사전들 달프 시험에서 유일하게 허용해줬던 (미니) 불불 사전 영어를 바탕으로 프랑스어 공부하겠다고 산 영불 사전 상동의 이유로 구매한 영어로 배우는 프랑스어 교재 학교 다닐 때부터 진짜 유용하게 쓰던 꽁쥬게종(동사변화) 사전 스페인어 배우겠다고 구매한 불서 사전 상동의 이유로(그래도 이탈리아어는 진짜 배움) 이탈리아 사이트에서 어렵게 직구한(직구의 개념이 지금처럼 흔하지 않았을 때...) 불이사전... 하나하나 모으던 시절에는 ..

백건우 윤정희 부부의 러브 스토리 그리고...

오늘, 아니 어제 백건우 선생님의 인터뷰를 보았다. 윤정희 선생님의 알츠하이머가 점점 심해져 가족 말고는 기억하지 못한다는 기사였다. 올해 초 한국을 뒤흔든 소식이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적이 있다. 해외에 거주하는 모 배우가 알츠하이머에 걸렸고 남편이 오랫동안 방치해왔다는 내용의 청원이었다. 자연스럽게 기억은 3년 전 파리의 크리스마스로 거슬러 간다. 연말이라 사람이 없었던 파리, 남편과 나는 한 중국 레스토랑을 찾았다. 백건우, 윤정희 부부가 파리에서 우연히 다시 만난 곳이라고 했다. 이름이 기억이 안 나서 구글 지도에 의지해서 위치로 찾아냈는데 기사에 나와 있네.... 아무튼.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연인처럼 근 50년을 그렇게 살아온 부부의 발자취를 따라 인터뷰가 끝난 후 우리 부부도 그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