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trimoine poru TOUS - 모두를 위한 문화유산

파리 et 일상 La vie parisienne, quotidienne 10

프리랜서 루틴 5 - 취미는 하나쯤 필요해요

프랑스 이력서에는 centre d'intérêt 를 적는 칸이 있다. 주관심사 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까? 친구가 썼던 이력서 양식을 물려받았는데, 그 친구가 그 칸에 취미를 적었길래 덩달아 나도 내 이력서에 취미를 적어 넣었다. 프랑스 이력서에 적은 내 취미는 독서와 쓰기(한국 자소서용 취미가 아니라 찐취미!) 그리고 프랑스 사람들 앞에서 주름잡기 뭐하지만 여행(모로코 및 유럽 19개 국가.. 바티칸, 안도라 포함!) 그러면 취미 생활 즐길 시간도 없는 not free한 지금의 취미는 무엇인가? 코로나 때문에 여행도 못 가, 독서와 쓰기는 이제 취미가 아니라 일이 돼서 쉬는 시간까지 하기는 싫지, 거기다 프랑스에서 몇 년 동안 TV 없이 살다 보니 TV도 안 봐, 영화도 안 봐, 음악도 안 들어, 야구랑..

프리랜서 루틴 4 - 만보의 위력(a.k.a 꾸준함)

간만에 아침 회의가 있어 일찍 집을 나섰다. 오전에 일정이 전부 끝나고 그냥 들어가기 아쉬워 주변 산책 간만에 집 나온 김에 이것저것 해야 하는 것이 집순이의 특징 추석 전후로 흔들리긴 했지만 마음을 다잡고 만보 걷기를 하고 있다. 다만 루틴에 너무 잠식당하지 않기 위해서 요령껏 5천보까지만 채우기도 한다. 돈이 적립되는 만보기 어플을 사용하는데 5천보가 미니멈이어서... 며칠 쉬긴 했는데 그래도 1달 넘게 걸었다고 운동장 한 바퀴 정도는 가볍게 뛰는 거 보고 역시 꾸준함이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특히나 나이 들수록 살기 위해 운동해야 한다는 말도...... 참고로 술을 끊었는데 살도 안 빠지고 만성 피로는 여전해서 아니 술 끊으면 몸이 좋아지는 게 느껴진다는데 왜 이렇게 여전히 피곤한거야? ..

프리랜서 루틴 3 - Freelancer is not FREE!

육체와 정신이 모두 피폐해져 가던 9월 중순의 어느 날 루틴을 싫어하던 프리랜서는 남은 9월 동안, 아니 딱 1주만이라도 루틴을 실행해보려고 결심했다. 하지만 일단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습성으로 인해 근무 시간이 오후로 밀리게 되고 거기다가 12시가 지나기 전 채워야 하는 만보까지 겹친.....루틴의 압박에 못 이겨 결국 퍼지고 말았다... 몇 달 전 회사 다닐 때 퇴근하는 길에 차를 가드레일에 박아서 죽어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되면서 이러다가 정말 뭔 일 날 것 같아서 그만뒀는데 그때의 압박이 또다시 나를 짓눌렀던 것이다. 마감 마감 마감... 사실 마감보다도 제일 스트레스받는 건 어디까지가 최선이고 무엇이 최고인지 알 수 없다는 것 물론 이건 회사 다닐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회사를 다닐..

명탐정 따위 두렵지 않다! - 무슈 메그레가 사는 곳

불문과 출신에 프랑스어 번역가이지만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르는 일본 소설인데, 그중에서도 감히 일본 추리 소설 마니아라고 할 수 있다. 처음 일본 소설에 눈을 뜨게 된 책이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고 이미 홈즈, 뤼팡 해적판에 대한 향수가 있었고 심지어 뤼팡은 내가 불문과를 가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되어주었기 때문에 일본 추리 소설 마니아의 길로 진입하게 된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을지 모르겠다. 조금 더 TMI를 하자면, 나는 모임, 친목, 그룹, 이런 걸 싫어해서 대학교 새내기라면 당연히 가입하는 동아리를 들지 않은 아싸였는데 4학년 때 처음으로 가입한 동아리가 일본 추리 소설 동아리였다... 원래 일문과를 가려고 했어서 만약 우리 학교에 일문과가 있었다면 나는 지금 일본어 번역가가 되어 있을 수도? 그..

프리랜서 루틴의 중요성 - 달리기

매일 9 to 6 를 지키는 것 말고 또 다른 루틴이 있다. 바로 만보 걷기! 만보를 걸으면 최고 100원을 받을 수 있는 어플을 깐 지 벌써 몇 달이 되었는데 본격적으로 걸은 건 8월부터. 그리고 매일 만보를 채우기 시작한 건 9월부터! (출장 다음 날은 진짜 너무 힘들어서 그때만 실패하고 9월 14일이 되는 동안 계속 만보 실행!) 만보를 걸으려면 대충 1시간 40분정도 걸린다. 100보에 1분 정도. 하루에 1시간 40분이라고 하면 그렇게 많지 않을 수도 있지만 집에서 일하다가 만보를 걸으려면 약 2시간이라는 시간을 내서 나가야 하기 때문에 너무 바빴던 요 며칠 동안은 걷는 시간도 아까웠다. 그래도 걷긴 걸어야겠고... 그래서 선택한 것이 뛰기! 만보 걷는 시간을 단축하자는 마음으로 뛰기 시작했는데..

9월이 시작되었다 - 9월 학기제

9월 1일이 되었다. 아직도 여름인 것 같은데 아침저녁으로는 꽤 쌀쌀하다. 언제 벌써 9월이 되었는지.. 근 20년을 3월 학기제로 살았는데도 최근 몇 년 동안 9월 학기제로 살았어서 그런지 9월이 되면 뭔가 기분이 이상하다.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학교를 가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이 그런 건가. 흐린 날씨, 비 오는 날씨, 쌀쌀한 날씨 + 학교 행정 하느라 받던 스트레스 + 수업 들어가야 한다는 두려움 이런 것들이 뒤섞여서 졸업한 지 몇 년이 지났음에도 반사적으로 9월이 되면 나도 모르게 긴장이 되는 것 같다. 3월 학기제에 익숙했을 때는 당연히 학기는 3월에 시작하는 게 맞다고(게다가 나는 3월생) 생각했는데 9월 학기제도 나름 나쁘지 않다. 일단 3월에 시작하면 12월까지 1년이 꽤 오래 걸린다고 생각이..

잃어버린 것들에 대하여 - 중고서점 지베르 죈느(Gibert Jeune)

언제나처럼 인스타 피드를 휙휙 뒤적이던 어느 날, 믿을 수 없는 소식을 보게 되었다. 자주 이용했던 라탕 지구의 중고 서점 지베르 죈느(Gibert Jeune)가 문을 닫았다는 것이었다. - Quai Saint-Michel의 부키니스트이자 생테티엔의 생 미셸 중학교에서 고전 문학 선생님이었던 조제프 지베르(Joseph Gibert)는 파리에 온 지 2년 뒤인 1888년 Boulevard Saint-Michel에 서점을 열었다. 당시에는 쥘 페리(Jules Ferry)가 무료 교육을 의무화한 바로 그 순간이었기 때문에 학교는 번영하고 있었고, 조제프 지베르 서점은 중고 교과서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상점이 되었다. 1915년 지베르의 두 아들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서점을 경영했다. 그리고 1929년 맏형인 ..

블록체인 기술이 예술과 만난다면?

+) 디센터 마지막 기고글 https://decenter.kr/NewsView/1VO6WEZLV7/GZ02 [input]블록체인 기술이 예술과 만난다면? ​ ​ 예술과 블록체인, 얼핏 어울리지 않는 단어입니다. 이 둘을 이으려는 여러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들의 관계를 알기 위해선 온라인 미술 시장에 대해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 미술 시장은 시계에서 가장 오래된 시장 중 하나입니다. 최근 몇 년 사이 디지털화가 가장 활발히 일어나는 시장이기도 합니다. 예술품과 귀중품 전문 보험사인 히스콕스(Hiscox)의 2018년 온라인 미술 시장 현황에 대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2개월 동안 예술품 구매자 중 10명 중 4명(43%)은 온라인을 통해 구매했습니다. ​ 온라인 미술 시장과 전통적 미술 ..

파리에서 만나는 최초의 가상현실 야생동물 보호구역

+)헤헷 이건 원고료 받고 쓴 글이당. 사진 많이 편집된 줄 알았는데 슬라이드로 돼있네 내가 쓴 글을 에디터님이 편집해주심 궁금하면 밑에 링크 클릭클릭! https://decenter.kr/NewsView/1VKJJMFGWI?OutLink=relnews[input]파리에서 만나는 최초의 가상현실 야생동물 보호구역[이 콘텐츠는 input 홈페이지에서 더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input은 콘텐츠와 모임을 통해 혁신 기술을 이야기합니다.]동물원에 가본 적 있나요? 대부분 사람은 도시에 삽니다. 더욱이 해외에만 ��decenter.kr 파리에서 만나는 최초의 가상현실 야생동물 보호구역 – input파리에서 만나는 최초의 가상현실 야생동물 보호구역 by db s 2 개월 ago 읽다 102 Views 0 re..

노트르담 성당 화재, 그 후...

쉽게 변하지 않는 도시 파리. 1년에 한 번 가족들을 보기 위해 한국에 간다. 매년 같은 비행기를 타고 같은 공항에 내리지만 집까지 가는 길을 매번 헤맨다. 갑자기 생겨난 건물,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가게들. 부모님이 계신 주소는 몇 년째 그대로인데, 나는 매년 다른 도시를 방문하는 느낌을 받는다. 2008년 프랑스의 앙제라는 도시에 살았었다. 2018년의 어느 겨울, 약 10년 만에 옛 추억을 찾아보기 위해 앙제에 방문했던 적이 있었다. 10년의 세월 동안 단 한 번도 간 적이 없었는데도 마치 어제 왔던 것처럼 도시를 누빌 수 있었다. 10년 전에 거닐던 거리, 살던 집, 자주 가던 빵집.. 다시 오기 전까지 10년 동안 도시의 시간은 멈춰있었다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였다. 다만 흰머리가 늘어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