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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성당화재 7

노트르담 화재 단상(斷想), 2년의 기록 - 화재부터 복원까지

이전에 작성했던 노트르담 단상1~4를 한 글로 재구성해보았습니다. #1. 화재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노트르담 성당 화재에 대한 나의 기억은 RER에서 시작한다. 파리 근교 Parc des Sceaux 역에서부터. 벚꽃이 절정이었던 2019년 4월 15일, 파리에서 벚꽃이 가장 아름답기로 소문난 Parc des Sceaux를 찾았다. 지하철을 타고 RER B선으로 갈아타고 또 공원까지 걸어가야 하는 귀찮음이 있지만 언제 또 벚꽃이 떨어질지 몰라 그 귀찮음을 이겨내고서라도 갈 만한 가치가 있는 정말 아름답고 멋진 곳이다. 파리와 파리 근교를 통틀어 최고의 벚꽃 명소! 어쩌면 여기가 천국 맛보기일지도 모를,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평화로운 봄날 오후였다. 하지만 그 평화도 잠시, 파리 노트르담 성당에서 불이..

노트르담 단상 斷想 4 - 노트르담의 미래, 어떻게 복원할 것인가?

지난 3편까지는 2019년의 이야기였고 드디어 2020년으로 넘어간다. 노트르담은 어떻게 복원될 것인가? 최근에서야 화재 직전의 모습인 비올레르뒥의 모델을 따라 복원하기로 결정되었지만 2년이란 시간 동안 아마 노트르담 최고의 논쟁거리라 함은 바로 어떻게 복원할 것인가?라는 문제였을 것이다. 주 쟁점은 현대식으로 아예 새롭게 지어야 한다. 꼭대기에 정원을 짓거나 (?) 수영장을 만들거나(-_-?) 온실을 만들거나 (-_-;) 등등 vs 원형 그대로, 우리가 원래 알던 첨탑의 모습 그대로 복원해야 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 원형 그대로 복원이라는 말을 많이 쓰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그것도 원형은 아니다. 노트르담 단상 2라는 글에서 말한 것처럼 프랑스혁명 당시 노트르담은 고난을 당했고 그 뒷수습을 위해..

노트르담 단상 斷想 3 - 복원을 방해하는 그대 이름은.. 납납납

그날이 지나고 몇 달 후 오늘처럼 엄청나게 더운 여름의 어느 날. 새파랗게 파란 하늘과 무지하게 더운 날씨가 기억에 남는 그런 날이었다. (물론 그때는 마스크를 안 써서 더워도 쾌적했지만....) 노트르담 화재 이후 발견된 충격적인 사실. 성당 골조에 사용되었던 납이 전부 녹아내려 그 일대는 물론 수백 미터 떨어진 곳까지 공기 중으로 퍼지게 된 것. 이와 관련된 인터뷰를 한 사람은 환경보호단체 로뱅 데 부아(로빈 후드)의 협회장이자 대변인인 자키 본맹(Jacky Bonnemains)이었다. 프랑스에서는 협회나 단체를 세워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래서일까 별의별 협회, 단체들이 정말 많은데... 이분과의 인터뷰 통역은 환경 운동가이자 대변인, 가뜩이나 말하기 좋아하는 프랑스 인의 기..

노트르담 단상 斷想 2 - 성당은 왜 파괴되어야 했는가, 노트르담 고난의 역사

노트르담 화재가 전 세계인들을 충격으로 빠뜨렸지만, 노트르담 건물이 파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 중심에는 프랑스혁명이 있다. 부끄럽지만 석사 논문의 한 파트 안에서 노트르담 성당 파괴의 역사를 다루었다. 노트르담 정면(서쪽 파사드)의 왕들의 갤러리(la galerie des Rois)에는 아브라함부터 예수 그리스도까지, 마태복음 1장에 나오는 예수님의 가계를 표현한 28개의 조각상이 있는데 중세 시대부터 그 조각상들이 프랑스 왕을 상징한다고 잘못 알려진 바람에 프랑스혁명 당시 이 조각상들의 목이 잘려나갔다. 는 내용이다. 덕분에 노트르담 화재 및 복원과 관련된 취재, 번역, 보고서 등의 일을 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다시 시간을 돌려 노트르담 화재가 일어난 그날. 취재가 끝나고 나는 ..

노트르담 성당 화재에 대한 단상 斷想 1 - 그날의 기억

파리 노트르담 성당에 화재가 난 그날 그날의 기억은 RER 역 플랫폼에서부터 시작한다. 바로 여기서부터... Parc de Sceaux는 파리와 파리 근교의 벚꽃 명소 중 하나이다. RER을 타고 가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지만 그것을 상쇄할만큼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이곳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 그때 노트르담에서 불이 났다는 속보가 떴다. 부랴부랴 한국 기사를 검색해 보았지만 외신으로 속보가 먼저 떴기 때문에 한국 기사로는 아무 소식도 접할 수가 없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일까. 마냥 평화로웠던 벚꽃놀이 중에 접한 비보. 불이 났단 사실도 충격이었지만 이 말인즉슨 빨리 취재하러 튀어가야 한다는 뜻... 남편은 한달음에 파리로 달려갔고 혼자 남은 나는 RER을 타고 파리로 들어가기로 했다. RER은..

노트르담 성당 화재 2년 후, 2년 간의 복원 기록 2- 성당 유물 편

오늘은 성당 복원 기록 2편, 성당 유물 편입니다. DRAC 일드프랑스가 현재 맡고 있는 복원 중 두 번째 작업입니다. 노트르담 복원 글을 쓰면서, 실제로 노트르담 성당 복원 작업에 대해 조사할 일이 있었습니다. 새삼스럽지만, 다시 한 번 프랑스의 문화유산 복원에 대해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느리다고 타박하던 프랑스였는데, 그 느림의 미학이 복원이라는 분야에서는 빛을 발한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던 것이죠. (기회가 되면 노트르담 성당 복원에 대해서도 기획해보려고 합니다.) 우리도 문화유산을 복원 할 때, 이러한 프랑스의 복원 철학을 한 번 생각해봤으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그래서 제가 하는 일이 필요하지 않을까, 살짝 의미를 부여해봅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성당 유물 복원 편을 시작하겠습니다. ..

노트르담 성당 화재 2년 후, 2년 간의 복원 기록 1- 성당 첨탑 동상편

노트르담 성당이 불탄 지 벌써 2년이 지났습니다. 짧으면 짧을 수도, 길면 길수도 있는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너무나도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제 자신에게도, 노트르담에게도 또 전 세계에도. 이제 대선을 앞두고 있는 마크롱 대통령은, 노트르담 성당이 불탔을 당시 5년 안에 복원을 끝내겠다고 호언장담 하였습니다. 2024년 파리 올림픽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겠죠. 하지만 문화유산의 복원은 그렇게 쉽게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냥 일반 건물 공사조차도 2-3년씩 걸리는(우리 같으면 정말 몇 달 내로 끝낼 수 있는) 프랑스인데다가, 전대미문한 코로나라는 걸림돌 때문에 5년이라는 시간은 턱없이 부족할 것이 뻔하죠. 안 그래도 얼마 전 화재가 난 지 2년이 된 날이어서 노트르담이 생각이 났는데, 마침 문화부에서 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