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trimoine poru TOUS - 모두를 위한 문화유산

예술 3

현대 미술을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변명 - '예술을 위한 예술'은 어디까지 받아들일 수 있을까?!

나는 아주 오래전부터 '현대'가 붙은 대부분의 것들을 좋아하지 않았다. 현대 소설, 현대 시, 현대 연극, 현대 미술...(현대 차 까지도? ㅎㅎ) 몇 안 되는 예외가 있다면 현대 유산과 현대 역사(서양 한정) 정도일까. 왜 그랬는지는 알 수 없지만 오래된 이 취향 덕분에 전공 수업에서 거의 '현대' 또는 'contemporain'이란 단어가 붙은 과목은 선택하지 않았다. 하지만 학점을 채워야 하고 시간표상 어쩔 수 없이 몇몇 과목을 들어야 했던 적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프랑스 현대 연극'이었다. 지금은 C대학 불문과 교수님이 되신 강사 선생님은 참 좋았지만, 하염없이 고도를 기다린다는 열린 내용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나는 꽉 닫힌 결말 애호가). 도대체 왜 이런 희곡을 쓴 사람이 노벨 문학..

그냥 좋아하는 거 하면 안 될까? - '우연히 웨스 앤더슨'에서 다시 만난 숨겨 왔던 나의~ 취향

사람마다 자신만의 취향이 있다. 취향이란 단어가 좀 거창하다면 좋아하는 색, 좋아하는 꽃, 좋아하는 향수, 좋아하는 옷, 좋아하는 책... 이렇게 '좋아하는' 뒤에 명사를 붙이면 그게 자신의 취향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취향이 참 확고하다, 취향이 참 한결같다는 말을 자주 듣는 나의 취향은 로코코와 아르누보로 대표되는 화려한 색감, 화려한 양식, 화려한 장식 예술 스타일이다. 건축 문화유산으로 연구 주제를 정하기 전 로코코와 아르누보를 연구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하기도 했을 정도이니. 이런 류의 스타일에 환장하는 나에게 화려한 양식의 성처럼 생긴 분홍색의 미스터리한 호텔(심지어 산속에 덩그러니 놓은 호텔과 같이 고립된 공간을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는 추리소설 마니아가 좋아하는 구성이기도 하다!)이..

어느 인문학도의 고백 01 - 인문학(과 예술)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가

10년도 훌쩍 넘은 200x년, 어느 대학생이 있었다. 전공을 생각하면 원래 다니던 학교를 계속 다니는 것도 나쁘지 않았지만 미국의 Liberal Arts College 같이 다양한 단과대가 같이 있는 종합대학(은 핑계고 가고 싶었던 학교)에 가고 싶었던 그는 재수로도 모자랐는지 삼반수까지 해서 기어코 대학에 입학한다. 그렇게 겨우 겨우 입학한 대학은 지식의 천국이었다. 재미없는 수능 공부에서 드디어 벗어나 듣고 싶은 강의를 마음대로 들을 수 있는 곳. 어느 누구도 무엇을 공부해야 한다고 강요하지 않는 곳. 어느 정도 정해진 길을 따라가던 여느 신입생과는 다르게 (토론과 발표를 빼고) 관심 있는 분야, 관심 있는 강의로 꽉꽉 채우기에도 학점이 모자랄 지경이었다. 태생적으로 자발적 아싸라 학과 생활도 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