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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문화유산정책 Politique européenne

유럽 박물관의 밤 (Nuit européenne des musées)

RAPHA Archives 2020. 8. 25. 17:41


오랜만에 한국에 와서 매일 지하철을 타고 출근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원래 지나다니면서 길거리에 있는 광고판이나 안내판들을 잘 보는 편입니다.

지나가다 눈에 띄는 게 있으면 기억해 두거나 사진을 찍어놓고 나중에 인터넷으로 찾아보고는 하죠.
지금은 오래간만에 매일 반복되는 피곤한 일상 때문인지 정신을 놓고 다녀서 ㅎㅎ 지하철 광고를 눈여겨보지 않을 때가 많은데요.
그런 제 눈에 들어온 안내판!이 있었습니다.
바로 박물관, 미술관 주간 광고였습니다. 이런 건 기가 막히게 잘 찾는다는 ^^;

2020 박물관 미술관 주간 포스터 출처 www.뮤지엄위크.kr



2020년 박물관, 미술관 주간은 2020년 8월 14일에서 23일까지였습니다. 비록 코로나 여파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고 있었지만 [다양성과 포용성을 위한 박물관, 미술관(Museum for Equality; Diversity and Inclusion)]이라는 주제로 다채로운 행사가 열렸습니다. 한국의 박물관, 미술관 주간은 국제박물관협의회(ICOM : International Counsil Of Museum)가 지정한 세계 박물관의 날(5월 18일)을 계기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2012년부터 개최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박물관, 미술관 주간을 보면서 떠오르는 것이 있었는데요. 바로 유럽 박물관의 밤(Nuit européenne des musées) 이었습니다. 유럽 박물관의 밤은 ICOM이 지정한 세계 박물관의 날을 따라 매년 5월 18일에 가까운 토요일에 열리는데요, 해가 지고 난 후부터 새벽 1시까지 유럽 박물관의 밤에 참여하는 박물관에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행사지요. 


2020 유럽 박물관의 날 포스터. 코로나로 인해 11월로 미뤄졌다고 해요. 출처 : culture.gouv.fr





유럽 박물관의 밤의 첫 시작은 (물론 베를린에서 1997년 먼저 시작하긴 했지만) 역시 또 프랑스 문화부 입니다. 유럽연합의 문화정책에 있어 프랑스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는 이유이죠. 1999년 프랑스 문화부는 프랑스 전역에 있는 모든 박물관이 봄의 일요일(dimanche du printemps)에 무료 개방을 하라고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2001년 '박물관의 봄(Printemps des musées)이라는 이름으로 유럽 평의회의 문화 협약에 가입한 39개국의 박물관이 무료 개방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프랑스에서 2005년 박물관의 밤(Nuit des musées)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고 유럽 전역에 퍼져 현재까지 오게 된 것이죠.

유럽 박물관의 밤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밤'에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매월 첫 번째 일요일에 국공립 박물관 무료 개방을 하고 유럽 문화 유산의 날에도 무료로 입장을 할 수도 있고 학생들에게도 무료입장 혜택이 많고... 등등 찾아보면 프랑스에서 박물관에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방법이 많아서 사실 무료로 유럽 박물관의 밤을 즐기는 건 큰 장점이 아니에요. (물론 유럽 박물관의 밤에는 사립 박물관도 참여를 하기 때문에 평소에 무료로 개방하지 않는 곳들을 무료로 입장할 수는 있습니다!)
하이라이트는 앞서 말했듯이 바로 밤!!

평소에는 문이 닫혔을 시간인 밤에! 박물관에 방문해서 작품을 감상하고 또 밤에 걸맞는 다양한 행사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밤에 즐기는 음악회라던가...♥

저는 재작년에 파리 자연사 박물관(Musée National d'Histoire Naturelle)에 다녀왔었습니다. (아무도 없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밤에 자연사 박물관에 있으니까 마치 '박물관이 살아있다' 영화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박물관이 살아있다도 뉴욕 자연사 박물관이 배경이었죠.
(작년에는 입생로랑 박물관 갔다가 입구 컷 당하고 그냥 돌아가기 아쉬워 집에 가는 길에 파리 시립 현대 미술관에 다녀왔습니다 ㅎㅎ)

파리 자연사 박물관의 밤. 사람이 엄청 많아요 ㅎㅎ



올해 프랑스의 유럽 박물관의 밤은 코로나 문제로 11월 14일로 미뤄졌다고 합니다. 코로나 때문에 일상의 소중함이 더더욱 그리운 요즘입니다. (플러스 파리에서의 일상도요....♥) 부디 유럽 박물관의 밤이 열리는 11월에는 코로나가 한풀 꺾여서, 유럽 박물관의 밤이 문제없이 잘 진행되기를 바랍니다.



참고자료
culture.gouv.fr
nuitdesmusees.culture.gouv.fr
뮤지엄위크.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