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trimoine poru TOUS - 모두를 위한 문화유산

프랑스혁명 5

청와대는 루브르 박물관이 될 수 있을까? - 문화유산 보존의 관점에서 본 청와대 개방의 의미(feat. 프랑스혁명)

프랑스의 청와대인 엘리제궁 방문기를 쓰고 난 다음 날, 소원했던 대로 청와대 관람 당첨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여유롭게 방문할 수 있다는 걸 알았지만 나름 치열했던 경쟁률을 뚫고 당첨된 그 기운을 받고자 5월의 어느 날 사람이 엄청나게 많던 청와대를 방문하게 되었다(실제로 경쟁률이 치열했던 모양인지 당첨이 안 된 줄 알고 한 번 더 신청했었는데 두 번째는 당첨되지 않았다). 대통령 취임 날짜에 급하게 개방을 맞춰서인지 당시에는 건물 내부는 관람할 수 없었는데, 건물 내부도 개방한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한번 갔다 왔다. 이제는 예약제라 당첨제보다는 훨씬 여유롭게! 아, 그런데 내가 너무 늦게 도착해서 모든 건물의 내부를 다 둘러볼 수 없었다. 결국 다시 한번 더 가는 거로. 그때는 이렇게 ..

노트르담 화재 단상(斷想), 2년의 기록 - 화재부터 복원까지

이전에 작성했던 노트르담 단상1~4를 한 글로 재구성해보았습니다. #1. 화재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노트르담 성당 화재에 대한 나의 기억은 RER에서 시작한다. 파리 근교 Parc des Sceaux 역에서부터. 벚꽃이 절정이었던 2019년 4월 15일, 파리에서 벚꽃이 가장 아름답기로 소문난 Parc des Sceaux를 찾았다. 지하철을 타고 RER B선으로 갈아타고 또 공원까지 걸어가야 하는 귀찮음이 있지만 언제 또 벚꽃이 떨어질지 몰라 그 귀찮음을 이겨내고서라도 갈 만한 가치가 있는 정말 아름답고 멋진 곳이다. 파리와 파리 근교를 통틀어 최고의 벚꽃 명소! 어쩌면 여기가 천국 맛보기일지도 모를,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평화로운 봄날 오후였다. 하지만 그 평화도 잠시, 파리 노트르담 성당에서 불이..

파리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 - 분수와 놀이공원

저는 사라진 건축 유산을 좋아합니다. 아마도 사라진 역사에 대한 아쉬움과 향수 때문이 아닌가 싶은데요. 그래서 하나라도 더 지켰으면 하는 마음에 보존과 복원에 대해 더 관심이 생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무턱대고 다 보존할 수 없으니 무엇을 보존해야 하는지 그 기준을 정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요. 오늘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파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파리의 사라진 장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1. 부활의 샘 La fontaine de la Régénération 1789년 7월 14일 바스티유 습격 이후 감옥으로 바뀌었던 바스티유 요새는 완전히 파괴되었습니다. 3년 동안 이곳은 황무지 상태로 남아 있었고, 1792년이 되어서야 무너진 잔해 위에 바스티유 광장(Place de ..

노트르담 단상 斷想 2 - 성당은 왜 파괴되어야 했는가, 노트르담 고난의 역사

노트르담 화재가 전 세계인들을 충격으로 빠뜨렸지만, 노트르담 건물이 파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 중심에는 프랑스혁명이 있다. 부끄럽지만 석사 논문의 한 파트 안에서 노트르담 성당 파괴의 역사를 다루었다. 노트르담 정면(서쪽 파사드)의 왕들의 갤러리(la galerie des Rois)에는 아브라함부터 예수 그리스도까지, 마태복음 1장에 나오는 예수님의 가계를 표현한 28개의 조각상이 있는데 중세 시대부터 그 조각상들이 프랑스 왕을 상징한다고 잘못 알려진 바람에 프랑스혁명 당시 이 조각상들의 목이 잘려나갔다. 는 내용이다. 덕분에 노트르담 화재 및 복원과 관련된 취재, 번역, 보고서 등의 일을 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다시 시간을 돌려 노트르담 화재가 일어난 그날. 취재가 끝나고 나는 ..

프랑스 혁명, 바스티유, 그리고 Fête nationale

프랑스혁명, 바스티유, 그리고 Fête nationale +)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글을 한데 모으는 작업 중 이 글은 프랑스 예술, 미학, 미술사학과 학생 모임에서 썼던 글인데 석사 논문의 챕터 중 하나를 요약한 것이다. ​ ​ ​ 프랑스 그리고 파리의 상징은 단연 에펠탑이다. 이 사실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런 에펠탑이 1년에 한 번, 화려한 빛과 음악에 물들며 성대한 불꽃놀이의 축제의 장으로 변신하는 날이 있다. 그날은 바로 7월 14일, 프랑스의 국경일인 Fête nationale이다. 글자 그대로 번역하면 ‘국가의 축제’. 도대체 이 날은 어떠한 날이길래 국가적인 축제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을까? 여기서 잠깐, Fête nationale의 한국어 명칭을 살펴보도록 하자. ‘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