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trimoine poru TOUS - 모두를 위한 문화유산

유럽에서 일하기/건축, 문화재 Patrimoine

씨름은 남북 최초로 공동 등재된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인가요? feat. 유네스코 촬영

RAPHA Archives 2021. 7. 21. 23:04

프랑스에서 촬영할 때, 나는 섭외(서치, 연락=메일, 가끔 가다 전화...)와 인터뷰 번역을 맡는다.
통역은 가끔씩 하곤 하는데,
통번역을 같이 (심지어 전부 다 잘하는) 하는 분들도 많지만
나는 번역에 특화되어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통역은 웬만하면 기본적인 거나 내 전공과 관련된 분야 통역을 주로 한다.

요즘은 완전 번역에만 몰두해서 통역할 일이 거의 없다...(불어 다 까먹겠다 ㅠ)
그러다 보니 문득... 통역하던 일들이 생각이 난다. (내가 그랬던 적이 있었나?)
그중 하나를 꼽아보자면 유네스코 촬영-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과장 팀 커티스(Tim Curtis)와의 인터뷰...

2018년 11월에 유네스코 인류 무형화유산에 무형유산 사상 최초로 씨름이 남북 공동으로 등재되었는데
그에 관한 촬영 및 인터뷰를 진행했었다.

앞에서 내 전공 분야와 관련된 통역을 한다고 언급했는데,
문화유산 전공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유네스코에서.. 유네스코에 들어가서 유네스코 직원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문화유산 전공자가 어찌 놓칠 수가 있겠는가!
(물론 유네스코도 이미 들어가보고 직원도 여러 명 만나보긴 했다....)
나도 한 때 유네스코에서 일하는 것을 꿈꾸었는데... (문화유산 전공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꿈꾸지 않았을까?)
심지어 유네스코에 걸어갈 수 있는 곳에 살았는데 말이지.
유네스코를 포기한 이유는... 난 사실 행정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국제기구도 행정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내가 놔주었다고..
Believe it or not! ㅎㅎ

유네스코 안에서 보이는 에펠탑


유네스코 본부는 파리에 있다.
이렇게 에펠탑이 자알~ 보이는 자리에 자리잡은 에펠탑 명당이다.
직원들만 이 에펠뷰를 맛볼 수가 있지만..

파리 촬영의 가장 가장 중요한 점!! 시간이 지나도 절~대 변하지 않을 우.선.순.위는 바로
앞에서 말한 에펠뷰이다.
에펠탑이 보여야 비로소 여기가 파리구나~ 하고 실감하기 때문에!
티비에서 파리가 나오면 십중팔구 에펠탑으로부터 시작할 것이고 또 시작해야만 한다.

우리의 촬영의 시작도 이렇게..
유네스코 가기 전 에펠탑이 잘 보이는 곳에서 파리 전경을 쓰윽 찍어주는 것으로부터.

코로나 시국에는 사람이 없이 휑~했는데. 지금은 다시 이렇게 사람이 많을까? 


에펠탑 최고의 명당 Trocadéro. 내가 파리에서 제일 사랑하는 장소인 건축, 유산 박물관은 Trocadéro 광장 (지금 보이는 곳을 중심으로) 왼편에 자리잡은 건물이다. 오른편은 인권 박물관 및 해양 박물관 
인권 박물관에서 열리던 'Je mange donc je suis' 즉, '나는 먹는다 고로 존재한다' 라는 제목의 전시회.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를 패러디한 것이 재밌어서 찍어보았다. 


파리 전경을 다 찍은 뒤 이제 유네스코로 고고

프레스 담당자와 연락하던 중에 우리가 한국 팀이라고 하니까 다른 한국 직원이 촬영을 도와줄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우리가 따로 요청하지 않았는데도 이렇게 배려를 해주는 적이 많다.
프랑스 사람들은 별로 안 친절하지만(케바케) 프레스는 대부분 친절하다..
그건 그렇고, 유네스코에 아는 분이 있었는데... 한국인 직원이 그렇게 많지 않을 텐데 혹시 그분일까?
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친구를 통해서 알게 된 한국 직원 분을 약 1년 만에 유네스코에서 만날 수가 있었다.
이렇게 신기한 일이 일어나는 것이 프랑스 촬영의 또 다른 묘미!
세상은 넓지만 파리는 좁다 ㅎㅎ

이제 두근두근 인터뷰 시간.
우리가 인터뷰할 대상은 무형문화유산 과장인 팀 커티스.
너무나도 영어권 이름을 가진 이 분은 프랑스 인이 아니다.
하지만 유네스코 공용어는 영어와 불어(+스페인어, 아랍어, 러시아어, 중국어)로, 유네스코 직원이라면 모름지기 영어와 불어를 동시에 해야 하는 법.
원래 말하기는 영어가 편했던 나였지만...
어느 순간 프랑스에서 영어도, 불어도, (+ 한국어도.........) 하향평준화가 되어버린 나는..
불어로 커티스에게 질문했고, 그는 영어로 답을 해주는 아주 재밌는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ㅎㅎㅎ

내가 불어로 질문한 뒤, 영어로 답하고 있는 커티스 과장 ㅎㅎ



역시 영어는 필수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가 있었던 시간이었....


(아니 영어랑 불어 둘 다 잘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