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현재 프랑스 문화부 장관은 로즐린 바슐로(Roselyne Bachelot-Narquin)입니다. 전임 프랑크 리스터(Franck Riester) 장관 이후 2020년 7월 6일 임명되었습니다.
저는 항상 프랑스 문화부 장관의 이력을 궁금해 하고는 합니다. 프랑스 문화정책과 유럽연합 문화정책을 주관하는 사람들은 과연 어떤 커리어를 가지고 그 자리까지 올라가게 되었을까?! 궁금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오늘은 프랑스 문화부 장관에 대해 소개해보면 어떨까 하고 프랑스 문화부 장관을 찾아보았어요.
로즐린 바슐로 장관은 1946년 12월 24일에 태어났습니다. 문화부 장관으로는 특이한 학력을 가지고 있는데, 약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합니다. 제가 잠시 있었던 앙제(Angers)에서 약학 공부를 했다고 하니 괜히 반갑기도 합니다! 박사 학위를 받은 후 로즐린은 앙제 병원 등에서 약사로서의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레지스탕스이자 Maine-et-Loire의 드골주의자 국회의원이었습니다. 그의 남동생은 국민 전선(Front National) 소속으로 유럽 의회에 출마하기도 했습니다. 가족이 정치와 인연이 깊어서였을까요? 그녀 역시 자연스럽게 정치에 입문하게 됩니다. 그녀가 처음 들어간 곳은 RPR(Rassemblement pour la République : 공화국 연합. 1976년 자크 시라크가 창당했으며 2002년 후일 UMP(Union pour un Mouvement Populaire : 대중운동연합) 이 되는 여권 강화를 위한 연대에 흡수되어 소멸되었습니다) 그 후 Pays de la Loire 헤지옹 의원, 국회의원 등 아버지의 자리를 따라가게 됩니다.
국회의원으로 세 번 재선된 그녀는 문화, 가족, 사회 문제 위원회에 참여했고, 중동 지역에도 관심이 있어 프랑스-이라크 우호협회 회장, 프랑스-시리아 우호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로즐린은 무려 장관을 네 번이나 하게 됩니다. 2002년 생태 및 지속 가능한 개발부 장관, 2007년 보건, 청소년 및 체육부 장관, 2010년 연대 및 사회 통합부 장관, 그리고 2020년 문화부 장관입니다. 2012년 국회의원 사직 이후 정치계를 은퇴하여 TV 및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로 데뷔하게 됩니다. 그리고 8년 뒤인 2020년 다시 정계에 돌아오게 된 것이죠. 그녀는 다시 정계에 복귀하지 않는다고 이미 여러 번 말했고, 그녀의 임명은 네티즌으로부터 조롱을 불러 일으켰지만, 문화계의 배우들은 그녀의 임명을 환영했습니다. 문화계의 기대 속에 문화부 장관직을 수락한 그녀는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문화계가 침체되어 있는 상황에서 축제 삼부회를 조직하고 극장과 문화 시설에서 강행하고 있는 위생 규정 완화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그렇다면 TV 진행자 말고는 문화계와 연관이 없어보이는 로즐린은 왜 문화부 장관으로 임명되었을까요? 궁금하던 차에 어떤 기사를 보게 되었습니다. 기사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로즐린이 보건부 장관이던 2010년, 그녀는 조류 독감에 대항하여 대량의 백신과 마스크를 주문했습니다. 10년 전에 보여주었던 그녀의 예방 조치는 현재 코로나의 대유행 상황에서 호의적으로 보였던 것이죠. 또한 현 총리인 장 카스텍스(Jean Castex)와 오페라에 대한 열정을 공유한다는 사실이 문화부 장관으로 지명되는 데 기여한 것으로 여겨진다고 합니다! 로즐린은 베르디를 좋아하고, Bobino Theatre에서 공연도 했다고 하네요.
사실 프랑스 역대 문화부 장관의 이력을 보면, 초대 문화부 장관이자 프랑스를 대표하는 문학가인 앙드레 말로(André Malraux)나 각본가 및 언론인의 이력을 가진 프랑수아즈 지루(Francoise Giroud), 출판사 CEO 출신인 프랑수아즈 니센(Francoise Nyssen) 외에 최근 문화부 장관들은 문화와는 별 관계가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프랑스 정치인, 고위 공무원들과 같이 시앙스포(Science Po), 국립행정학교(Ecole Nationale d’Administration)와 같은 명문 그랑제꼴을 거쳐, 차곡차곡 엘리트 코스를 밟아 장관자리까지 오르게 된 것이죠. 물론 이건 한국도 마찬가지긴 하지만요.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문화예술계 출신이 문화부 장관을 해야 한다는 말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크 랑(Jack Lang) 같이 변호사 출신이지만 10년간 프랑스 문화부 장관을 하며 문화 민주주의 등 프랑스 문화정책의 틀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는 문화부 장관 역시 분명 존재합니다)
그래서 약학 박사 출신인 로즐린의 임명은 조금 의아하기는 합니다. (위에 나와 있는 설명이 나와있기는 하지만....) 물론 장관만 네 번째인 그녀의 정치 연륜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과연 로즐린은 코로나 바이러스 대유행 이후 몇 달 동안 황폐화된 문화계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요? 앞으로 그녀의 활동을 주목해 봅니다.
참고 자료
https://fr.wikipedia.org/wiki/Roselyne_Bachelot#Carri%C3%A8re_de_pharmacienne
https://www.theartnewspaper.com/news/roselyne-bachelot-is-france-s-new-culture-mini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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