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이 지나고 몇 달 후
오늘처럼 엄청나게 더운 여름의 어느 날.
새파랗게 파란 하늘과 무지하게 더운 날씨가 기억에 남는 그런 날이었다.
(물론 그때는 마스크를 안 써서 더워도 쾌적했지만....)
노트르담 화재 이후 발견된 충격적인 사실.
성당 골조에 사용되었던 납이 전부 녹아내려 그 일대는 물론 수백 미터 떨어진 곳까지 공기 중으로 퍼지게 된 것.
이와 관련된 인터뷰를 한 사람은 환경보호단체 로뱅 데 부아(로빈 후드)의 협회장이자 대변인인 자키 본맹(Jacky Bonnemains)이었다.
프랑스에서는 협회나 단체를 세워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래서일까 별의별 협회, 단체들이 정말 많은데...
이분과의 인터뷰 통역은 환경 운동가이자 대변인, 가뜩이나 말하기 좋아하는 프랑스 인의 기질까지 더해져(+긴장, 더위... etc)
끝나고 나니 기진맥진..
인터뷰는 요기,
노트르담하고 딱 맞는 이름인 에스메랄다(L'Esmeralda)에서 진행됐다.
화재만 아니었으면 노트르담 뒷모습 보기에 딱 좋은 장소였는데 말이지.
이미 다른 글에서도 몇 번 언급했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노트르담 복원을 5년 내에 끝내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이 납 오염 문제를 시작으로, 추가 붕괴 위험, 거기다 코로나 19까지 겹쳐 현재까지 복원은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오래간만에 본 영상 속의 사람들은 당연히 아무도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았는데
그 모습이 이제는 너무나도 낯설어 보였다.
(물론 유럽에서는 지금... 거의 대부분 마스크를 안 쓰고 있긴 하지만...)
화재가 나기 며칠 전, 인터뷰 한 저 카페에서 불과 200미터 떨어진 곳에서 찍은 사진.
당연히 며칠 뒤에 불이 날 줄은 꿈에도 모르고 보러 간 거였는데 마지막이 될 줄이야.
코로나도 그렇고 노트르담도 그렇고 언제쯤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아니, 이제는 일상이란 말이 낯설게 들린다.
마스크 안 쓴 사람들을 보는 것처럼.
어쩌면 이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에 맞게 살아가는 게 현재 우리의 일상이 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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