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촬영할 때, 나는 섭외(서치, 연락=메일, 가끔 가다 전화...)와 인터뷰 번역을 맡는다.
통역은 가끔씩 하곤 하는데,
통번역을 같이 (심지어 전부 다 잘하는) 하는 분들도 많지만
나는 번역에 특화되어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통역은 웬만하면 기본적인 거나 내 전공과 관련된 분야 통역을 주로 한다.
요즘은 완전 번역에만 몰두해서 통역할 일이 거의 없다...(불어 다 까먹겠다 ㅠ)
그러다 보니 문득... 통역하던 일들이 생각이 난다. (내가 그랬던 적이 있었나?)
그중 하나를 꼽아보자면 유네스코 촬영-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과장 팀 커티스(Tim Curtis)와의 인터뷰...
2018년 11월에 유네스코 인류 무형화유산에 무형유산 사상 최초로 씨름이 남북 공동으로 등재되었는데
그에 관한 촬영 및 인터뷰를 진행했었다.
앞에서 내 전공 분야와 관련된 통역을 한다고 언급했는데,
문화유산 전공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유네스코에서.. 유네스코에 들어가서 유네스코 직원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문화유산 전공자가 어찌 놓칠 수가 있겠는가!
(물론 유네스코도 이미 들어가보고 직원도 여러 명 만나보긴 했다....)
나도 한 때 유네스코에서 일하는 것을 꿈꾸었는데... (문화유산 전공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꿈꾸지 않았을까?)
심지어 유네스코에 걸어갈 수 있는 곳에 살았는데 말이지.
유네스코를 포기한 이유는... 난 사실 행정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국제기구도 행정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내가 놔주었다고..
Believe it or not! ㅎㅎ
유네스코 본부는 파리에 있다.
이렇게 에펠탑이 자알~ 보이는 자리에 자리잡은 에펠탑 명당이다.
직원들만 이 에펠뷰를 맛볼 수가 있지만..
파리 촬영의 가장 가장 중요한 점!! 시간이 지나도 절~대 변하지 않을 우.선.순.위는 바로
앞에서 말한 에펠뷰이다.
에펠탑이 보여야 비로소 여기가 파리구나~ 하고 실감하기 때문에!
티비에서 파리가 나오면 십중팔구 에펠탑으로부터 시작할 것이고 또 시작해야만 한다.
우리의 촬영의 시작도 이렇게..
유네스코 가기 전 에펠탑이 잘 보이는 곳에서 파리 전경을 쓰윽 찍어주는 것으로부터.
파리 전경을 다 찍은 뒤 이제 유네스코로 고고
프레스 담당자와 연락하던 중에 우리가 한국 팀이라고 하니까 다른 한국 직원이 촬영을 도와줄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우리가 따로 요청하지 않았는데도 이렇게 배려를 해주는 적이 많다.
프랑스 사람들은 별로 안 친절하지만(케바케) 프레스는 대부분 친절하다..
그건 그렇고, 유네스코에 아는 분이 있었는데... 한국인 직원이 그렇게 많지 않을 텐데 혹시 그분일까?
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친구를 통해서 알게 된 한국 직원 분을 약 1년 만에 유네스코에서 만날 수가 있었다.
이렇게 신기한 일이 일어나는 것이 프랑스 촬영의 또 다른 묘미!
세상은 넓지만 파리는 좁다 ㅎㅎ
이제 두근두근 인터뷰 시간.
우리가 인터뷰할 대상은 무형문화유산 과장인 팀 커티스.
너무나도 영어권 이름을 가진 이 분은 프랑스 인이 아니다.
하지만 유네스코 공용어는 영어와 불어(+스페인어, 아랍어, 러시아어, 중국어)로, 유네스코 직원이라면 모름지기 영어와 불어를 동시에 해야 하는 법.
원래 말하기는 영어가 편했던 나였지만...
어느 순간 프랑스에서 영어도, 불어도, (+ 한국어도.........) 하향평준화가 되어버린 나는..
불어로 커티스에게 질문했고, 그는 영어로 답을 해주는 아주 재밌는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ㅎㅎㅎ
역시 영어는 필수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가 있었던 시간이었....
(아니 영어랑 불어 둘 다 잘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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