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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문화유산 이야기 Patrimoine français

보들레르의 목소리-오르세 미술관

RAPHA Archives 2021. 8. 25. 21:41

프랑스의 시인 샤를 보들레르(Charles Baudelaire, 1821-1867) 탄생 200주년을 맞아, 오르세 미술관에서는 '보들레르의 목소리'를 선보였습니다. 1821년 4월 9일 태어난 그를 기념하기 위해, 2021년 4월 9일부터 1년 동안 매주 현대 사상가, 철학가, 예술가, 배우, 모델, 시인, 작가, 음악가는 그들이 선택한 보들레르의 시 발췌문을 그들이 선택한 언어로 읽는 시간을 가지며 19세기의 최고의 시인 중 한 명인 보들레르를 기립니다.

 

Félix Nadar,  Charles Baudelaire au fauteuil musée d'Orsay, Vers 1855, Acquis par les Musées nationaux, 1991 ©Musée d’Orsay, Dist. RMN-Grand Palais / Patrice Schmidt

 

 

시 낭독에는 전 프랑스 영부인이자 가수인 카를라 브루니(Carla Bruni), 슈퍼모델 나오미 캠벨(Naomi Campbell), 예술가 제프 쿤스(Jeff Koons), 엘리자베스 페이튼(Elisabeth Peyton) 등 다양한 직업과 나라의 유명 인사들이 함께 합니다.  

 

 

시인과 미술관, 언뜻 보면 관계없어 보이는데 왜 오르세는 보들레르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할까요?

샤를 보들레르는 프랑스어로 된 시와 예술의 개념을 변화시켰습니다. 사진 탄생에 대한 그의 의견은 특별히 영향력이 있었습니다. 어떤 면에서 보면 그는 오르세 미술관에서 선보이는 19세기를 구체화한 작가입니다. 보들레르는 서인도 문학 운동을 시로 편입시키고, 비 오리엔탈적인 동양에 열광했고, 쇠퇴하는 고전주의에 관심을 갖고, 그를 매료시키는 동시에 두렵게 만든 근대성이라는 문을 열었습니다. 한국에서 문학을 전공한 제가 프랑스에서 미술사로 전공을 바꾸었을 때, 가장 중점을 둔 것이 문학과 미술과의 연관성이었습니다. 그때 가장 많이 등장한 이름이 바로 이 보들레르였습니다.(기회가 되면 나중에 문학과 미술의 관계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고 싶네요:))

 

회화에서 사진에 이르기까지 미술관의 컬렉션에 존재하는 보들레르는 오르세가 다루는 시대가 지향했던 바를 나타냅니다. 바로 '현대인의 삶을 그리는 것'에 대한 고민, 동시에 사진으로 인해 위기에 처한 현재에 대처하는 것에 대한 고민. 

 

 

 

Edouard Manet (détail du tableau Hommage à Delacroix), Fantin-Latour Ignace Henri Jean Théodore (1836-1904) peintre,, Fantin-Latour, Henri, musée d'Orsay / Hervé Lewandowski

 

 

 

오르세 미술관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여러 예술가들의 친구이자, 마네와 가까이 지냈던 보들레르는 바그너를 찬양하고, 현대 시를 완성했으며 오늘날까지도 전 세계에 걸쳐 현대의 창작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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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산문, 연극, 시... 불문학도에게 가장 정복할 수 없는 대상이자 그만큼 우러러볼 수 없는 대상이 바로 시였습니다. 폴 베를렌, 자끄 프레베르, 기욤 아폴리네르, 스테판 말라르메, 폴 발레리, 앙드레 브르통, 아르튀르 랭보 그리고 샤를 보들레르... 불문학도라면 이런 19세기 20세기 프랑스 시 하나 정도는 읊어줘야 문학도라고 어디 가서 명함 한 장 내밀 수 있을 정도였죠.(물론 순전히 제 생각입니다..)

 

발표, 토론 수업을 제일 싫어했던 저는 악명(?) 높았던 발표 수업이었던 시 수업을 패싱하고 말았습니다... 대신 추억은 이렇게 책으로만 남았습니다.

 

 

악의 꽃 포켓본
파리의 우울 포켓본

 

 

교환학생 때 들은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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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한국인이니 한국어로 된 보들레르의 시를 하나 소개하려고 합니다.

 

 

언제나 취해 있어야 한다.
모든 것은 거기에 있다. 그것이 유일한 문제이다.
그대의 어깨를 짓부수고 땅으로 그대 몸을 기울게 하는
저 '시간'의 무서운 짐을 느끼지 않기 위하여,
쉴새 없이 취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에?
술이건 시건 또는 덕이건, 무엇에고 그대 좋도록.
그러나 다만 취하여라.
그리고 때때로, 궁전의 섬돌 위에서, 도랑 가의 푸른 풀 위에서, 그대의 밤의 침울한 고독 속에서, 그대가 잠을 깨고, 취기가 벌써 줄어지고 사라져 가거들랑, 물어보라, 바람에, 물결에, 별에, 새에,시계에, 사라져 가는 모든 것에, 울부짖는 모든 것에, 흘러가는 모든 것에, 노래하는 모든 것에, 말하는 모든 것에, 물어보라, 지금은 몇 시인가 를.
그러면 바람도, 물결도, 별도, 새도, 시계도, 그대에게 대답하리, "지금은 취할 시간! '시간'의 학대 받는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하여, 끊임없이 취하여라! 술이건, 시건, 또는 덕이건, 무엇에고 그대 좋도록.
취해라 (Enivrez-vo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