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헷 이거도 원고료 받고 (bientot.../ㅁ/) 쓴 글이다. 이건 제목과 소제목 정도 편집..예술과 기술의 결합에 대한 이야기 2번째 .
타버린 노트르담 성당과 혁신 기술이 만나다(feat. 3D Tech) – input
타버린 노트르담 성당과 혁신 기술이 만나다(feat. 3D Tech) by db s 1 개월 ago 읽다 27 Views 0 responses 프랑스라는 나라에서는 무엇 하나 빨리 되는 것이 없습니다. 이사 준비를 하거나 행정 처리를 하려고 해도 3개월의 시간이 걸리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나 건축에 관련된 부분은 더 상상 초월입니다. 필자의 집 앞에는 3층도 되지 않는 건물을 철거하고 리모델링하는 공사를 하고 있는데 1년 반의 시간이 걸린다는 공고문이 걸려있습니다. 지금도 하루 종일 공사 소리에 시달리고 있는데, 만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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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라는 나라에서는 무엇 하나 빨리 되는 것이 없습니다. 이사 준비를 하거나 행정 처리를 하려고 해도 3개월의 시간이 걸리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나 건축에 관련된 부분은 더 상상 초월입니다. 필자의 집 앞에는 3층도 되지 않는 건물을 철거하고 리모델링하는 공사를 하고 있는데 1년 반의 시간이 걸린다는 공고문이 걸려있습니다. 지금도 하루 종일 공사 소리에 시달리고 있는데, 만약 우리나라였다면 몇 달 안에 끝내고도 남았을 겁니다.
몇 달 전 프랑스를 대표하는 문화재인 파리의 노트르담 성당에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테러도 아니고 방화도 아니었습니다. 공사장에서 일어났다고 추정되는 불씨로 인해 대형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믿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될 일이었죠.
그런데 마크롱 대통령은 노트르담 복원을 5년 안에 끝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아니, 집 앞 건물 철거 공사에도 1년 반 이상이 걸리는 나라인데, 문화재 복원에 5년이라니요. 그것도 지붕과 첨탑이 다 날아가버린 프랑스의 국보급 문화재를요.
이웃 나라 독일의 쾰른 대성당은 2차 세계대전 폭격을 맞은 이후 70년이 지난 지금까지 복원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노트르담 성당 복원에 10년 혹은 40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물론 마크롱 대통령이 발표한 5년이라는 시간보다는 길지만, 분명 노트르담 성당의 복원은 이전의 복원 작업들 보다는 빨리 이루어질 것이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3D 기술이 문화재 복원을 돕는 방법
어떻게 가능한 일일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3D 기술의 발전을 꼽습니다. 이 3D 기술은 문화재 복원에 있어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했던 세계로 우리를 인도해주고 있는데요, 몇 백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문화재와 21세기 최첨단 기술인 3D의 만남을 지금부터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문화재 복원에 3D 기술이 사용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수세기 동안 버틴 문화재의 역사에 비해 3D의 역사는 짧습니다. 하지만 편리함과 정확성 등 여러 장점 때문에 이 기술은 빠른 속도로 문화재 복원 분야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정밀한 3D 스캐닝과 프린팅은 사람이 보지 못하던 부분까지도 입체적으로 표현합니다. 또한 문화재에 자주 손을 대야 했던 기존 복원 방식과는 달리 3D 덕분에 문화재를 만지지 않아도 원래의 모습을 완벽하게 재현할 수 있습니다. 결실(缺失) 부분도 파악하기 쉬워졌습니다.
문화재 복원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복원할 대상의 상태와 조건에 대해 기술적으로 검사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긴급하게 복원해야 하는 상태인지, 아니면 예방 보존만으로도 충분한지 파악합니다. 그에 따라서 물론 복원의 과정도 달라집니다. 이 과정에서 주로 사용되는 것은 3D 스캔, 모델링, 프린트입니다. 3D 스캔은 작품을 변형하지 않고 원래 작품 그대로 복원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스캔이 끝나면 복원가는 작품에 어떠한 문제가 있는지를 연구하고 개선 가능성을 평가합니다. 마지막 단계는 복원을 시행하는 것인데요, 3D 프린트를 통해 최종적으로 복원을 시행하기 전에 물체를 시각화하는 원형을 만드는 데 사용됩니다.
존재하지 않는 이미지입니다.
노트르담 성당 복원과 3D 기술
본격적으로 노트르담 성당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프랑스 언론들은 화재가 난 다음 날부터 3D 기술이 노트르담 성당의 재건에 있어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다행히도 화재 전의 모습을 담은 3D 모델링이 남아있기 때문이죠. 이와 관련되어 복원에 힘을 써 줄 몇 가지 대표적인 기업들이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Art Graphique & Patrimoine (AGP)라는 회사입니다. 석공이었던 가엘 아몽이 25년 전 문화재 디지털화 전문 회사를 설립한 것이 그 시작입니다. 이미 AGP에서는 2010년에서 2014년에 150개의 레이저 스캔을 이용하여 이번 화재로 사라져 버린 노트르담의 목재 골조 3D 도면을 만들었습니다. 성당의 아치형 천창 디지털 작업 중에 우연히 만들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화재가 난 지 6일 후에는 역사적 기념물 담당 건축가들과 지역 문화재 담당국 등 관련 부처에서 AGP에 3D 촬영 도움을 구하였습니다. 화재 이후 남은 구조물들을 레이저와 드론으로 촬영하고, 이렇게 수집된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활용해 컬러로 된 포인트 클라우드를 만듭니다. 그리고 이를 화재 전 정보와 비교합니다.
3D를 통한 복원에 도움을 줄 또 한 명의 사람이 있습니다. 미국의 미술사학자이자 배서 칼리지 (Vassar College)의 교수였던 앤드루 탤런입니다. 고딕 건축에 매료되었던 그는 중세 고딕 건축물에 빠져 샤르트르, 성스, 부르주 등과 같은 45개의 중세 건축물을 모델링했습니다. 대표적인 고딕 건축물인 노트르담 성당의 모델링 역시 보유하고 있죠. 2011년부터 레이저를 이용해 성당의 내, 외부를 측정하여 스캔하고 대성당의 모습을 0.1인치까지 담아냈습니다. 50개의 서로 다른 위치에 카메라를 배치하여 벽과 기둥, 후미진 곳, 동상 등의 거리를 측정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 10억 개 이상의 포인트 클라우드로 노트르담 성당을 디지털로 복원했습니다. 안타깝게도 교수는 2018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그의 모델링을 가지고 있는 배서 칼리지 측에서는 프랑스 정부가 원한다면 기꺼이 모델링을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Andrew Tallon/Vassar College
CONCR3DE라는 이름의 네덜란드 회사는 특별한 방법을 제안했습니다. 바로 3D 프린터와 화재 현장에서 수집한 재를 사용하여 화재로 인해 소실된 부분들을 재구성하는 것입니다. 바인더 제트 기술을 사용하여 재와 석회석을 분쇄한 미세 분말과 무기 화합물을 혼합합니다. 3D 프린터로 얇은 분말 층을 만들고 각 층의 위에 잉크를 인쇄하여 분말을 서로 응고시킵니다. 이 기술의 신뢰성을 증명하기 위해 이러한 방법으로 성당에서 가장 유명한 가고일 중 하나인 Le Stryge를 재현했습니다. 무려 1미터의 조각상은 24시간 안에 만들어낼 수 있기도 하지만 수작업으로 만든 돌보다 훨씬 낮은 가격을 자랑합니다. CONCR3DE 는 이러한 기술이 마크롱 대통령이 공언한 5년이라는 기한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노트르담 성당 복원에 있어 중요한 기술은 2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사진 측량법과 라이다(Lidar)입니다. 사진 측량법은 드론 혹은 지상 촬영으로 사진을 찍고 누적된 2D의 수십만 장의 이미지를 인공 지능 알고리즘에 맡기면 건물의 공간 배치부터 계산해줍니다. 이것은 사진 촬영의 시작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과정입니다. 컴퓨터의 분석 기능 덕분에 수천 개의 이미지에 적용할 수도 있고 매우 복잡한 대상을 재구성할 수도 있습니다. 두 번째는 각 요소 사이의 정확한 간격을 측정하는 레이저 스캐너의 사용입니다. 단순한 거리 측정기이지만 떨리는 사람의 손으로 순간의 찰나를 잡아내는 대신에 수평 및 수직 각도를 계산하여 200만 mm의 정확도를 얻을 수 있습니다. 노트르담의 경우 150GB의 데이터가 있고 1cm의 편차, 잘 분석된 지역에서는 심지어 3-5mm 정도의 편차를 측정했다고 합니다.
프랑스 정부의 지원과 육성
단순히 기술만 좋아서는 실제 기술의 적용과 실천에 많은 제약이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에 맞춘 정부의 든든한 지원도 필요한데요, 마크롱 정부가 들어서면서 프랑스는 변화하고 있습니다. 느리고 침체되어 있는 비효율적인 프랑스 병에서 벗어나고자 AI와 같은 4차 산업혁명의 미래 신기술과 스타트업 등을 통한 새로운 혁신적 프랑스의 청사진을 제시하였습니다.
문화 분야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문화 콘텐츠의 디지털화 및 가치 증진을 위한 국가 프로그램 (Programme national de Numerisation et de Valorisation des contenus culturels : PNV)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문화를 보급하고 디지털 교육을 발전을 도모하고 VR, AR, 3D 프린트와 같은 디지털에 의한 예술작품, 기념물의 가치 증진, 인터넷 혹은 기타 디지털 미디어에서 접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 콘텐츠의 제공(예: 가상현실 및 증강 현실 콘텐츠) 등과 관련된 프로젝트에 1억 유로를 투자하는 대규모 투자 프로그램을 시행하기도 했습니다.
마크롱 정부보다 조금 앞서 이러한 프랑스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탄생한 한 유적지의 3D 디지털화 전문 스타트업이 있습니다. Iconem은 고고학 유적지 문서화와 재현을 전문으로 하는 건축가인 이브 위벨만과 조종사인 필립 바르텔레미가 만든 기업입니다. 이들은 회사를 만들기 전 혁신 분야와 스타트업 분야에 매우 호의적인 프랑스의 분위기 덕분에 창업 보육 센터와 Agranov라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기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Iconem의 임무는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등 테러로 인해 문화유산에 피해가 간 나라에서 드론, 3D 모델링 등으로 멸종 위기에 처한 문화유산에 대한 지식을 보존하는 일입니다. 또한 3D 제작뿐만 아니라 세계 지도 제작에서부터 작은 3D 모델에 이르기까지 세계의 지도를 디지털 플랫폼에 온라인으로 제공하고자 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플랫폼이 미래 세대를 위한 아카이브 다큐멘터리의 기반이 되는 것이 목표임을 이야기합니다. 혁신 분야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 프랑스 정부와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을 지키고자 하는 두 사람의 열정이 만나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스타트업이 탄생한 것이 아닐까요.
다시 노트르담으로 돌아가 볼까요. 이렇게 3D와 새로운 기술은 문화재에까지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최초의 3D 기술은 문화재 복원을 위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 기술이 노트르담 성당의 복원과 그 이전 문화유산 복원에 사용되는 모습은 새로운 기술의 발전이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또한 기술의 발전과 활용은 국가적인 지원을 통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다는 점을 프랑스에서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문화재 복원에 있어서 어떠한 시점으로 복원할 것인가, 이것은 반드시 고려해야 할 대상 중 하나입니다. 프랑스에서는 어떻게 노트르담 성당을 복원해야 하는지 한창 논의 중입니다. 화재가 나기 직전의 모습으로 되돌려야 하는지, 아니면 현대적인 건축 요소를 가미해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태어날지. 사실 화재로 소실된 첨탑도 19세기에 만들어진 것입니다. 완벽하게 똑같이 복원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어떻게 복원되든 그 안에서 3D 기술의 힘은 절대적입니다. 어떻게 복원될지는 정책과 복원 철학의 몫으로 남겨 놓고, 우리는 첨단 기술을 힘입어 새롭게 태어날 노트르담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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