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된 개선문 문화유산적 관점으로 해부하기
https://youtu.be/WLbUOEeODII
파리, 아니 파리를 넘어 프랑스에서 가장 많이 방문하는 기념물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노트르담, 사크레 쾨르, 에펠탑, 루브르, 오르세, 퐁피두... 그리고 이 건물이 있습니다.
바로 에투알 개선문!
19세기 초 프랑스혁명과 나폴레옹 전쟁에서 죽은 전사자를 위해 지은 기념물로, 샹젤리제 대로 끝 샤를 드골 광장 한복판에 위풍당당하게 서 있는 개선문은 현재 21세기 현대 미술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대지 미술가인 크리스토와 잔 클로드 부부의 설치 미술로 개선문에 포장된(?) 것입니다.
아치가 아닌 코끼리가 포장될 뻔했다.
아치 형태라는 아이디어가 구체화되기 전에, 나폴레옹은 원래 개선문의 모양으로 자신의 대군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함으로 코끼리 모양의 분수를 생각했다고 합니다. 아마도 이런 모습으로?
나폴레옹은 실제로 자신의 영광을 위한 박물관을 수용할 수 있는 청동 상을 고려했습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내무부 장관이었던 장 바티스트 농페르 드 샹파니(Jean-Baptiste Nompère de Champagny)의 영향을 받아 나폴레옹은 마침내 의견을 바꾸었습니다. 아치 모양의 개선문은 에뚜알 광장에 세워졌고 코끼리 분수는 1814년 청동이 아니라 석고로 바스티유 광장에 세워졌습니다. 이 코끼리 분수는 1846년에 파괴되어 지금 바스티유 광장에서 볼 수 있는 7월 기념비로 대체되었습니다.
다시 크리스토와 잔 클로드의 작품으로 돌아와서,
개선문은 재활용이 가능한 푸른빛의 은색 폴리프로필렌 천 25,000m²과 마찬가지로 재활용이 가능한 빨간색 폴리프로필렌 끈 3,000m로 포장되었습니다. 작품 속에서 자연을 사용하는 대지 미술이기 때문에 당연히 환경과 재활용은 그들에게 중요한 주제 중 하나입니다.
아쉽게도 크리스토프는 작년 세상을 떠났습니다. 하지만 부부를 세계적으로 주목받게 만든 1985년 퐁네프 프로젝트에 이어 1961년에 구상한 프로젝트를 60년 만인 2021년에 다시 한번 파리에서 선보이는 포장된 개선문으로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들고자' 했던 부부의 유지는 완성될 것입니다.
세금은 단 한 푼도 들어가지 않았다!
관련 기사들을 읽다가 가장 주목한 점은 비용이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1,400만 유로로 추산되는 어마어마한 예산이 들어갑니다. 작품을 승인하고 개선문을 방문해 프로젝트를 감상한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납세자의 돈은 한 푼도 들어가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전시 비용은 전적으로 크리스토의 작품 판매한 금액에서 조달합니다. 그동안 부부가 설치한 모든 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다른 공적 또는 사적 자금을 받지 않습니다.
크리스토와 잔 클로드의 설치 미술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아티스트란 응당 이러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게다가 단 한 마디로 납세자의 권리를 지켜주는 프랑스 대통령까지. 대통령의 역할과 리더십이란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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